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미국이 비핵화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전후해 예상되는 군사적 도발을 하지 않도록 경고의 목적이 컸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대화를 통한 해결과 경제발전의 밝은 미래를 강조하는 등 달래는 메시지도 던졌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현지시각) 미국 ABC 방송에 출연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다. 우리는 그가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지키길 희망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정권 교체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며, 핵무기를 포기하면 밝은 미래를 가질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은 그런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많은 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한 접근법을 취한다면 매우 실망할 것이고, 우리는 그 실망감을 보여줄 것”이라며 “미국은 세계 최고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지고 있고 많은 압박을 감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그러면서 “북한은 한국처럼 아주 번영하고 부유한 나라가 되거나, 제재와 격리로 인해 도태된 국가가 되는 갈림길에 있다”며 “북한이 어느 길을 선택하는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유심히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북미 간 대화채널은 열려있다”고도 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에 도발할 경우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다만 유화적인 언어를 통해 북한을 자극하는 일은 피했다. 북미협상의 탈선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상황관리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북한의 군사도발 의미를 담고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관련해 “어쩌면 좋은 선물일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 대신 예쁜 꽃병을 보낼 수도 있다”며 “놀라운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고 성공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놀랄 일이 있을 수 있지만 잘 처리해낼 것”이라고 했었다.

최근 미국은 북한의 연말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높게 보고 정찰자산을 통해 감시활동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국은 성탄전을 전후해 글로벌 호크와 리벳 조인트 등 각종 정찰기 4대를 한반도 상공에 동시에 전개했다. 여기에는 미사일 궤도추적 목적 정찰기가 추가됐다는 점에서, 도발이 있다면 미사일일 가능성에 주목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