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이 지분 경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반도건설의 지분율에 이목이 쏠린다./뉴시스
한진칼이 지분 경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반도건설의 지분율에 이목이 쏠린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지분 경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에 대해 반도건설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지분율을 6% 수준으로 확대한 데 이어 최근 추가로 지분 확대 움직임이 포착돼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고 있다. 이달 들어 한진칼 지분을 총 2.87%(169만9,722주) 매입한 주체가 반도건설일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인데, 한진칼 지분을 대량 매입한 매수 주체가 ‘기타법인’으로 분류돼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기타법인’은 ‘일반 기업 투자자’를 의미한다.

다수 언론에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빌려 “반도건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이 8%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한 내용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최근 ‘기타법인’이 매입한 한진칼 지분 2.87%에 기존 반도건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6.28%)을 합하면 대략 계산이 맞아 떨어진다. 지분 매입의 주체가 반도건설일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 사실일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현재 한진칼 지분 구조는 조원태 회장이 6.52%를 보유 중이고,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가 각각 6.49%와 6.47%를 보유 중이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또한 5.31%를 보유 중이다. 오너일가 외 지분으로는 사모펀드 KCGI가 17.14%를 보유 중이고, 한진칼의 백기사로 여겨지는 델타항공이 10%를 보유 중이다.

특히 KCGI가 한진칼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조현아 전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회장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남매의 난’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대목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을 견제하기 위해 다른 주주와 손을 잡을수도 있다는 가능성 또한 제기됐고, 반도건설의 지분 성격에 더욱 이목이 쏠렸다.

현재 반도건설은 지분 취득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로 공시한 상황이다. 하지만 사모펀드와의 경영권 분쟁을 넘어 ‘남매의 난’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한진칼 지분 경쟁에 반도건설의 지분율은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그간 지분 추가 목적은 단순 취득이 맞다”면서 “현재 지분 확대 여부에 대해선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조원태 회장의 이사 재선임이 결정될 전망이다. 사모펀드 KCGI가 지속적으로 지분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조원태 회장은 이사 재선임을 위해 오너일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