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취임한 문성유 캠코 사장에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캠코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주요 공공기관 수장에 관료 출신들이 선임되는 인사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도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 출신인 문성유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기관 특성상 관료 출신이 강세를 보여 왔던 곳인 만큼, 취임 당시 소위 ‘관피아 시비’로 큰 잡음은 없었다. 하지만 마주한 과제가 가볍지 않은 만큼, 신임 사장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 역할 커진 캠코… 문성유 사장 도약 이끌까  

“어려운 가계와 기업을 지원하고 공공자산의 가치를 높이는 경제선순환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공적자산관리전문기관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신발 끈을 한 번 더 고쳐매자.” 

문성유 사장이 최근 발표한 2020년 신년사를 통해 한 말이다. 문 사장은 캠코의 공적 역할을 강조하며 새해 포문을 열었다. 캠코는 1962년도 설립된 국내 최초 부실채권 정리기관이다. 부실채권의 인수 및 정리, 기업구조조정, 국·공유재산관리, 채납조세정리, 국민행복기금 운영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곳이다.  

문 사장은 지난달 20일 캠코 사장에 올랐다. 문 사장은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재정기획국장, 예산실 사회예산심의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단장 및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등 경제 부처의 주요 직위를 두루 거친 인사다. 

캠코 수장 자리는 전통적으로 기재부 출신이 강세를 보여 왔다. 그의 전임인 문창용 전 사장도 기재부 출신이다. 문 전 사장은 행시 28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국제조세과장, 소비세제과장, 기재부 조세기획관 재산소비세정책관, 조세정책관, 세제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문창용 전 사장이 ‘세제통’으로 유명한 반면, 문성유 사장은 ‘예산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취임 당시 캠코 측은 “문 사장은 예산·재정분야의 폭넓고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과 대내외 협력·조정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캠코의 핵심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관료 출신 인사지만 낙하산 시비는 크지 않은 분위기다. 노동조합 내에서도 별다른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진 않았다.

그럼에도 지휘봉은 잡은 문 사장의 어깨는 무겁다. 전임 사장인 워낙 다양한 업무 성과를 내며 존재감을 발휘해온 만큼, 후임자로서 느끼는 부담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전임인 문 전 사장은 캠코의 정체성 재정립과 업무 확대 등에 있어서 다양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숙원사업인 캠코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이뤄낸 점은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캠코법 개정안은 캠코 법정 자본금을 1조원에서 3조원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법안으로 지난해 10월 말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캠코가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면서 가계․기업 등 경제주체의 재기지원과 공공자산 가치 제고 역할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아울러 당시 캠코와 관련된 법 제명도 바뀌었다. 기존 ‘금융회사부실자산 등의 효율적 처리 및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설립에 관한 법률’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 설립 등에 관한 법률’로 변경됐다. 기존 제명은 과거 외환위기시 발생한 ‘금융회사의 대규모 부실자산 처리’에 방점을 두고 있어 캠코의 일부 기능만을 강조하는 한계를 지녔다는 지적이 받은 바 있다.  

문 사장은 지난달 신년사를 통해 이 같은 성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문 사장은 “캠코는 지난해 재기 가능성이 있는 회생 중소기업에 신규 자금대여를 시작하고, 구조개선기업의 자산매입 후 임대(S&LB) 제도와 기업지원펀드 출·투자를 확대하는 등 회생 중소기업의 정상화 지원을 본격화했다”고 말했다. 또 “캠코법 개정을 통해 가계·기업·공공의 개별 경제주체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명실상부한 공적자산관리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문 사장은 지난해 첫발을 뗀 사업을 안착시키고 새롭게 재정립된 기관의 정체성을 다져야 하는 과제를 품고 있다. 그는 올 신년사에서 △캠코형 기업정상화 지원체계 구축 및 동산담보회수지원기구 신설을 통한 기업구조조정 지원 기반 강화 △법인연대보증인 재기 지원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SOC 공급을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캠코가 그의 체제 아래 공적자산관리전문기관으로 재도약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키워드

#캠코 #문성유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