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를 맞아 복수의 언론사와 여론조사업체가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자유한국당 보다 10% 이상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글로벌리서치, 한국리서치, 리얼미터,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2020년 새해를 맞아 복수의 언론사와 여론조사업체가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자유한국당 보다 10% 이상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글로벌리서치, 한국리서치, 리얼미터,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2020년을 맞이해 주요 언론사들이 실시한 복수의 총선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법 개정안 강행처리 이후 실시된 조사임을 감안하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고무적이다. 한국당은 반헌법적 날치기 선거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국민여론에는 큰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MBC의 의뢰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실시해 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일이 총선이라면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3.5%가 민주당을 꼽았다. 한국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22.5%로 민주당의 절반수준에 불과했다. 바른미래당은 4.4%, 정의당은 6.6% 수준이었다.

◇ 범여권 지지율 합치면 50% 육박

다른 기관의 조사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겨레와 글로벌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39.9%로 가장 높았으며 한국당 18.9%, 정의당 10.8%, 바른미래당 3.8% 순이었다.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의 조사에서는 민주당 37.4%, 한국당 23.5%, 정의당 4.8%, 바른미래당 2.9%로 나타났다.

그나마 가장 격차가 적었던 조사는 리얼미터와 뉴시스의 여론조사였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4.6%였으며, 한국당의 지지율은 32.8%로 격차는 11.8% 포인트였다. 그간 한국당 내에서는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신뢰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많았으나, 역설적으로 한국당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온 셈이다.

특히 ‘정권심판론’ 보다 ‘야당심판론’이 더 우세하게 나왔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응답자의 56.3%가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답했고, ‘정부여당 심판을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4.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MBC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에서도 ‘야당심판론’에 찬성하는 의견이 51.3%, ‘여당심판론’에 동의하는 의견은 35.2%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물론 야당인 한국당 지지율이 낮다고 보긴 어렵다. 한국당의 핵심 관계자는 “역대 야당 중에 지금의 한국당 만큼 지지율이 높았던 정당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도 지난 지방선거 당시 “야당은 원래 20%의 지지율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라고 했었다. 실제 20대 총선을 앞두고 실시됐던 복수의 2016년 신년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당시 제1야당이었던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20%가 채 되지 않았지만 막상 총선에서는 선전해 원내 1당에 오른 바 있다.

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가 발언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황교안 대표가 발언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전날 기자들과 만난 황 대표는 “(총선승리의) 길이 멀지 않았다. 한국당은 오랫동안 이겨왔던 정당이고 이긴 경험이 더 많다”며 “우리가 다시 힘을 내서 두 악법(선거법·공수처법)을 반드시 다음 총선에서 압승을 통해 바로 잡는 노력을 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 중도확장 못하면 보수통합해도 패배

문제는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이 40% 중반대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정의당 등 범진보 진영 지지율을 합치면 50%에 육박한다. 이는 2016년 초 새누리당 지지율이었던 30% 초중반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보수통합을 통해 과거 새누리당 지지층을 회복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중도층 확장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2016년 초에도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신당 등 범야권 지지율 총합이 여당이었던 새누리당과 비슷했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한국당 지지율과 구도에서는 총선승리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경제나 남북관계 등 여러 문제들 때문에 여당이 불리하고 야당이 유리하다.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훨씬 더 올라가야 되는데 여전히 (민주당과) 1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며 “여당은 4+1이라는 독특한 범여권의 연대세력을 구축했지만 야당은 사분오열 돼 있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어 “의원직 총사퇴와 같이 고육지책으로 고강도의 대여전략이 나왔지만 실현가능성이 없고 예상된 식상한 전략이었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범여권 지지율을 합치면 45~50% 가까이 된다. 반면 한국당은 보수진영 지지율을 긁어모아도 40%가 안 되는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총선은 싱거운 수준”이라며 “대등한 구조를 만들려면 보수통합에 더해 무당층의 7~8%를 흡수해야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파격적인 공천과 대안적인 정책제시, 보수통합 삼박자가 이뤄져야 한다. 총선에 임박한 선거연대는 유권자 사이 시너지 효과가 나기 어렵고, 완전히 새로운 판을 만드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올해 선거는 구도상 (한국당에) 불리한 환경으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기사에 인용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는 MBC의뢰로 지난달 29~30일 전국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응답률은 9.8%다. 글로벌리서치 조사는 한겨레의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성인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응답률은 15.1%다. 한국리서치 조사는 한국일보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3.1%, 응답률은 12.7%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뉴시스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전국 성인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응답률 3.6%다. 보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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