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30 01:29
국내 자동차업계, 2019년 성적표 ‘빨간불’
국내 자동차업계, 2019년 성적표 ‘빨간불’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0.01.03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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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업계가 지난해 나란히 판매실적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국내 자동차업계가 지난해 나란히 판매실적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가 나란히 우울한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세부적인 내용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총 판매실적이 감소세를 면치 못한 점과 특히 해외판매 및 수출 실적이 부진했던 점 등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자동차산업 전반에 거대한 변화의 흐름이 몰려오고 있는 가운데, 보다 신속하고 적절한 경쟁력 강화가 요구된다.

◇ 현대·기아차도 피하지 못한 판매 감소

지난해 국내 자동차업계 5개 업체는 모두 아쉬운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총 판매실적이 전년대비 증가한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22%까지 나란히 판매실적이 후퇴했다.

업계 맏형 격인 현대자동차는 국내외를 통틀어 총 442만2,644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2018년 458만9,199대에 비해 3.6% 감소한 수치다. 내수시장에서는 그랜저와 쏘나타가 동반 10만대 돌파에 성공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74만1,842대의 판매실적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비중이 훨씬 큰 해외판매가 368만802대에 머무르며 전년 대비 4.8% 줄어들었다.

기아자동차는 전체적으로 큰 폭의 변화는 없었으나 내수시장 및 해외판매 모두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내수판매는 52만205대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고, 해외판매는 225만488대로 1.3% 감소했다. 총 판매실적은 1.5%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주력 차종과 신차를 중심으로 국내 시장과 선진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이어갔지만,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의 수요 위축 및 판매 감소 영향으로 전체적인 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감소를 주요인으로 지목했다. 중국을 제외한 지난해 해외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4.3% 증가했고, 총 판매실적 역시 중국을 제외할 경우 2.9%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내수시장 판매실적 꼴찌로 추락했다. /뉴시스
한국지엠은 지난해 내수시장 판매실적 꼴찌로 추락했다. /뉴시스

◇ 나란히 고개 숙인 3사… 내수·수출 모두 ‘빨간불’

쌍용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한국지엠 등 하위 3개 업체들의 성적표는 더욱 초라했다.

먼저 쌍용차는 내수시장에서 10만7,010대, 수출 2만7,446대(반조립제품 포함) 등 총 13만5,235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내수시장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1.2% 감소하며 비교적 선방했으나, 수출은 무려 19.7% 감소했다. 전체 판매실적 감소세는 5.6%다.

쌍용차는 국내 SUV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하위 3개 업체 중 유일하게 10만대 고지를 넘어서며 2년 연속 3위 자리를 지켰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코란도의 신차효과가 주효한 모습이다. 하지만 효자모델인 티볼리의 연간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떨어진 점과 수출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라인업 재정비에 돌입한데다 극심한 노사갈등까지 겪은 르노삼성은 총 판매실적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내수시장 판매실적은 8만6,859대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고, 수출은 9만591대로 34%나 감소했다. 총 판매실적 역시 전년 대비 22%나 줄어들었다.

내수시장에서는 QM6가 홀로 선전했다. 내수시장 판매실적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며 전년 대비 44.4% 증가한 4만7,64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년 대비 34.4%의 감소세를 기록한 SM6와 라인업 정리 대상에 해당하는 모델들은 일제히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고 말았다.

노사갈등에 따른 연이은 파업으로 수출 실적 역시 휘청거렸다. 2018년 10만대를 넘겼던 닛산 로그 수출 실적이 지난해 6만9,880대로 뚝 떨어졌다.

최근 수년간 끊이지 않는 철수설과 군산공장 폐쇄 논란, 노사갈등 등 혼란을 겪어온 한국지엠 역시 씁쓸한 성적표를 면치 못했다. 내수시장 판매실적 7만6,471대, 수출 34만755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8.1%, 7.8% 감소한 수치다. 총 판매실적 역시 41만7,226대로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CKD의 경우 50만5,510대로 지난해 대비 0.4% 소폭 상승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내수시장에서는 한때 국내 자동차업계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두 자릿수 점유율까지 넘봤던 과거가 무색하게 꼴찌로 추락했다. 한국지엠의 지난해 내수시장 판매실적 감소 폭은 5개 업체 중 압도적으로 크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해 12월 ‘CEO 인베스트 데이’에서 ‘2025 전략’과 ‘3대 핵심 재무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해 12월 ‘CEO 인베스트 데이’에서 ‘2025 전략’과 ‘3대 핵심 재무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 경쟁력 강화 시급… 갈 길 먼 르노삼성·한국지엠

4차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동차산업 역시 거대한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가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점은 적잖은 우려를 자아낸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각 업체들은 저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의 침체와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 무역 갈등으로 대두된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등의 영향으로 시장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권역별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운영 체제를 확립하고, 사업경쟁력 고도화와 미래 사업 실행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래 사업의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61조1,0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5년까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쌍용차는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손을 맞잡는 한편, 저조한 수출 실적 회복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영국과 독일, 아일랜드, 스페인 등 유럽지역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실시하기도 했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노사갈등 해결과 라인업 재정비, 수출 물량 확보 등 당면과제가 산적해있다. 하지만 여전히 노사갈등 국면이 이어지고 있어 올해 전망도 썩 밝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국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라며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내수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시장에 대한 효과적인 공략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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