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퇴계로의 쌍방울그룹 빌딩. / 네이버지도
서울 중구 퇴계로의 쌍방울그룹 빌딩. / 네이버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1세대 토종 이너웨어 기업 쌍방울이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유니클로 히트텍의 대체제로 떠오른 히트업에 이어 방풍 성능을 갖춘 기능성 내의를 선보이며 도약을 노리고 있다.

◇ 이번엔 ‘방풍’… 87년생 트라이의 모험

쌍방울이 신개념 기능성 내의를 선보였다. 지금까지 보온에 집중했던 경향에서 벗어난 ‘방풍’ 기능을 가미한 내의를 선보인 것이다. 이름하여 ‘방풍내의’. 쌍방울에 따르면 겨울철 차가운 바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도록 기능성 방풍 소재를 적용한 내의가 설계된 건 이번이 업계 처음이다.

쌍방울 측은 “방풍 소재를 본딩한 원단을 몸 앞판과 허벅지 앞쪽에 적용해 찬바람을 막는 것은 물론 몸판 원단을 코트나 소재로 기모 가공해 보온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말했다. 코트나는 부드러운 터치감을 가진 원사로 흡한속건(땀과 수분을 잘 흡수하고 빠르게 건조) 기능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소재다.

쌍방울이 방풍내의를 선보인 건 안정권에 오른 ‘히트업’을 이을 신제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로 출시 8년째를 맞은 발열내의 히트업은 유니클로 히트텍의 대항마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동계 시즌을 앞두고 사전주문 행사를 위해 준비한 3만벌이 사흘만에 동이 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히트업은 쌍방울의 간판 브랜드인 ‘트라이’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알리는 역할도 도맡고 있다. ‘1987년생’인 트라이는 2000년대 접어들면서 브랜드 노후화가 진행됐지만, 세련된 이미지의 히트업과 조우해 리뉴얼 효과를 보게 됐다. 또한 쌍방울은 2015년 최신 트렌드를 적용한 상품이 배치된 편집매장 ‘트라이 콜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실적도 회복세에 돌아섰다. 2016년과 2017년 367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던 쌍방울은 서서히 흑자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익이 8,235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너웨어 업계 승부처인 4분기 성과가 더해지면 2018년 영업실적(6억)을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핵심 법인인 길림트라이방직유한공사도 지난해 3분기 흑자로 돌아서는 등 해외법인도 선전하고 있다.

쌍방울이 신개념 내의를 선보이는 모험을 감행할 수 있었던 건 이러한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반면, 전체 매출 자체는 감소하고 있어 수출과 내수 진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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