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레이마니 사령관 추모행사에서 일부 추종자가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AP-뉴시스
솔레이마니 사령관 추모행사에서 일부 추종자가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한 매체가 미국의 드론 공습으로 이란의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을 통해 미국의 공습을 규탄했지만,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단계로 나아가진 않았다. 북미 간 긴장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북한도 이번 공습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6일 조선중앙통신은 ‘중국과 러시아, 유엔헌장을 위반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 규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3일 새벽 미국은 이라크 바그다드시에 있는 한 비행장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관계에서 무력을 남용하는 것을 반대할 뿐 아니라 모험적인 군사적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과 CNN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3일(현지시각) 이른바 침묵의 암살자로 불리는 공격용 무인기 MQ-9 리퍼를 이용해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을 공습했다. 사실상 이란 군부의 핵심인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암살하기 위한 작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솔레이마니 사령관 외에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부사령관 등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습은 2019년 12월 31일 이라크 바드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피습 사태 이후 결정됐다.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여러 대응방안을 보고했고 이 중 ‘암살’을 결정한 것은 다름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미 대사관 피습을 계기로 이란이 조만간 공격해올 수 있다는 첩보가 이 같은 결정의 단초를 제공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솔레이마니는 미국 외교관과 군 요원에 대해 사악한 공격을 꾸미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를 현장에서 잡아 끝장을 냈다”고 했다. 자신의 트위터에는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은 이란의 52곳을 이미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정해놨다”고 경고했다.

중동지역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가운데, 한반도의 긴장감도 덩달아 올라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적인 군사행동이 북한 입장에서는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했는지 북한은 미국의 이란 공습이 알려진 지 사흘이 지났지만 공식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이 중국·러시아 등과 우방이라는 점에서 외무성을 통해 미국에 대한 비난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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