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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곤’ 요하네스 타머, 한국 돌아올까
‘한국판 곤’ 요하네스 타머, 한국 돌아올까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0.01.06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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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왼쪽)과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 두 사람은 외국 국적의 기업가로,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떠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왼쪽)과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 두 사람은 외국 국적의 기업가로,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떠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일본에서 보석 중 영화처럼 탈출한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일본은 물론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가운데, ‘한국판 곤’이라 불릴만한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의 신변에 중대한 변화가 포착됐다. 타머 사장이 다시 한국땅을 밟고 법적책임을 마주할 수 있게 될지 주목된다.

◇ 영화 같은 탈출극, 일본 ‘발칵’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시작하는 연말연시, 옆 나라 일본은 한 남자의 신출귀몰한 탈출극으로 들끓고 있다.

주인공은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 소득 축소신고, 특별배임 등의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돼 기소된 그는 사실상의 가택연금 상태로 재판 준비 절차를 밟고 있었다. 다만, 카를로스 곤 회장은 줄곧 자신이 무죄라며 억울함을 호소해왔으며 그의 체포 및 기소를 둘러싸고 정치적 압력이 작용했다는 등의 의혹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그가 지난해 12월 30일 돌연 레바논 베이루트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은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해 터키를 거쳐 레바논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탈출 방법은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대형 음향기기용 케이스에 숨어 탈출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미국 특수부대 출신 민간경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가 연일 전 세계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후폭풍은 거세다. 터키 당국은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탈출극을 도운 5명을 구속했고, 일본과 레바논은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신병 인도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또한 애초에 일본 사법체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허무하게 뚫린 간사이공항의 관리실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 ‘한국판 곤’ 요하네스 타머, 범죄인 인도 절차 진행 중

타머 전 사장은 2017년 1월 기소된 뒤 재판을 앞두고 독일로 건너가 현재까지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뉴시스
타머 전 사장은 2017년 1월 기소된 뒤 재판을 앞두고 독일로 건너가 현재까지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일본이 외국 국적의 경제인의 탈출 및 도피로 거센 후폭풍을 마주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판 곤’이라 불릴만한 주인공의 신변에도 중대한 변화가 포착됐다. 카를로스 곤처럼 극적이진 않지만, 여러모로 닮은 구석이 적지 않은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타머 전 사장은 아우디폭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조작파문’이 전 세계는 물론 한국에서도 큰 파문을 일으켰던 2016년 한국 법인의 수장을 맡고 있었다. 당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고, 결국 판매정지라는 강력한 조치를 마주한 바 있다. 또한 이와 관련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법인과 타머 전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은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2017년 1월 기소됐다.

하지만 타머 전 사장은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고국인 독일로 떠났다. 사유는 출장이었다. 당시 사법당국은 그의 사유를 받아들여 출국금지 조치까지 풀어줬다. 하지만 이후 그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게 타머 전 사장 측 주장인데, 사실상 도피와 다름없는 모습이다.

당사자가 국내에 없는 상황에서 재판은 진전이 없었다. 당사자가 없다보니 재판 자체가 더디게 열렸고, 열린다 해도 공전에 그쳤다. 타머 전 사장 측 변호인단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타머 전 사장이 구체적인 내용을 인지 또는 개입하지 않았고, 법적책임도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타머 전 사장의 귀국에 대해선 미온적이고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제 손으로 피고인을 놓아준 꼴이 된 검찰은 속수무책일 뿐이었다.

그 사이 판매정지 조치가 풀리고, 한국 시장에서의 신뢰 회복을 다짐하고 나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도 타머 전 사장에 대해서만큼은 개인적인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그런데 최근 타머 전 사장의 신변에 중대한 변화가 포착됐다. <한국일보>는 지난 2일 단독보도를 통해 타머 전 사장에 대해 ‘범죄인 인도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검찰이 지난해 7월 타머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고, 법무부가 해당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다만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그가 한국 땅을 다시 밟게 될지, 또 그 시점은 언제가 될지 등은 예상하기 어렵다. 자국민을 범죄인 인도로 내주는 경우가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곤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타머 전 사장은 살인 등을 저지른 흉악범이 아니며 독일 내 굴지 기업에서 근무한 기업가다.

이처럼 타머 전 사장과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은 여러모로 닮아있다. 외국 국적의 기업가가 재판을 앞두고 사실상 도피를 위해 해외로 떠났다는 점에서다. 두 사람 모두 한국 및 일본으로 돌아가 법적 책임을 다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같다. 국경이라는 높은 장벽 뒤에 숨은 두 사람이 향후 어떤 결과를 마주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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