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신년인사회에서 만난 이낙연 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6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신년인사회에서 만난 이낙연 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이낙연 총리의 정계복귀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후임자인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일정이 7일부터 진행되며,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시한인 16일 전 교체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6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이낙연 총리는 “16일 전 임명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의 정계복귀에 대한 민주당의 기대는 적지 않다. 총선판도를 끌어줄 수 있는 유력한 대선주자라는 점에서다. 공식화된 것은 아니지만, 서울 종로 출마를 당 안팎에서 기정사실로 여기는 이유다. 서울 종로는 역대 2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곳으로 차기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욕심을 내는 지역구다. 그간 '당의 지시에 따르겠다'던 이 총리도 최근 “(제안이 온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며 출마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 “종로 맞대결 피할 수 없다”

최대 적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될 전망이다. 황교안 대표가 지난 4일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힌 뒤 여의도 정가에서는 두 사람의 대결 여부에 관심이 더욱 쏠리는 상황이다.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한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사실상 황교안 대표의 험지는 종로 뿐”이라며 “두 분 다 총리를 맡았고 여야의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 돼 버려서 맞대결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황 대표의 종로 출마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당은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는 분위기다. 송언석 자유한국당 전략기획부총장은 “특정 지역을 콕 찍어서 얘기를 한 것은 아니다”면서 “당의 지도자급에 해당되는 분들이 살신성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걸로 알고 있다”며 종로 출마설을 경계했다.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정계를 떠났던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 /뉴시스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정계를 떠났던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 /뉴시스

하지만 두 사람의 ‘빅매치’를 기대하는 정치권 안팎의 여론이 높아 성사될 공산이 크다. 종로에 출마하지 않을 경우 이 총리에게 승리할 자신감이 없어 피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의 혁신을 위해 내세운 중진 험지출마론의 영이 서지 않는 문제가 있다. 자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분위기가 이렇게 무르익는데 피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 안철수 복귀와 호남민심 향배 주목

물론 두 사람이 지역구 선거에서 맞붙지 않더라도 여야 대권주자로서, 영향력과 득표력을 평가받는 간접승부가 벌어질 수도 있다. 민주당의 한 선거전략통은 “서울·수도권 선거는 지역과 달리 유력주자 중심의 정당선거로 가는 경향이 있다”며 “대선주자급 인물이라면 자기 선거는 물론이고 권역 전체에 얼마나 파급력을 주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 총리가 맞이해야할 적수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 텃밭이던 호남지역에서 승리하며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켰었다.

국민의당이 정당투표에서 얻은 득표율은 전북 42.79%, 전남 47.73%, 광주 53.34%에 달했다. 바른정당과의 합당 후 지지세가 많이 빠졌지만, 잠재력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분석이다. 비록 지역구 출마는 아닐지라도 이 총리가 호남을 대표하는 인물인 만큼, 호남지역에서의 도전도 신경써야할 대목이다.

옛 국민의당 출신들은 안 전 대표의 정계복귀를 계기로 국민의당 돌풍 시즌2가 열리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국민만 바라보는 실용적 개혁정치를 지향한다면 그것이 손학규 대표가 됐든, 정동영 대표가 됐든, 안철수 전 대표가 됐든 대승적 차원에서 함께 갈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안 전 대표의 정계복귀를 환영한다”며 “당에 돌아와 원하는 바를 최대한도로 맞이해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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