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이 순천인비료공장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노동신문 캡쳐
김정은 위원장이 순천인비료공장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노동신문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순천인비료공장 건설현장을 방문했다고 북한 매체가 전했다. 지난 2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이후 올해 두 번째 공개행보다.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암살 후 두문불출할 것이라는 관측과 다른 방향이다. 미국의 경제제재 등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평안남도 순천시의 순천인비료공장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순천인비료공장은 북한의 고질적인 식량난을 해소하고자 2017년 착공에 들어간 공장이다. 조용원 노동당 제1부부장, 마원춘 국무위원회 설계국장, 리정남 당 부부장이 동행했으며, 김재룡 내각 총리와 장길룡 화학공업상, 공장 건설지휘부 간부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순천인비료공장 건설은 정면돌파전의 첫해인 2020년에 수행할 경제과업 중에서 당에서 제일 중시하는 대상 중의 하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해 새해 첫 지도사업으로 이 공사장부터 찾아왔다”며 “순천인비료공장 건설과 인회석 광산 환원 복구사업을 빠른 시일 내에 끝내고 고농도 인안비료 생산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공사에서 제기된 자금보장 문제를 당에서 시급히 대책할 것이며 이 사업을 당적으로 완강하게 밀어주겠으니 내각과 화학공업성, 채취공업성이 주인다운 자세와 관점을 바로 가지고 힘 있게 추진시켜보라”며 “우리는 반드시 자력갱생 투쟁에 의한 훌륭한 결과들을 계속 쟁취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정세가 엄혹하고 가는 앞길에 난관이 막아 나서도 우리 위업의 정당성을 신념으로 간직하고 자기의 힘을 믿고 부단히 높은 책임성과 헌신성, 적극성을 발휘해 나간다면 우리의 이상과 포부는 반드시 우리의 손에 의하여 실현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동안 경제적 고통을 감내하자는 결의대회였던 지난 5차 당 전원회의와 같은 맥락에서 이번 김 위원장의 행보를 해석하고 있다. 어설픈 합의 대신, 미국이 셈법을 바꿀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군사도발이 아닌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발전으로 방향을 잡은 대목이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군사조치에 나선 상황에서 북한도 일정부분 수위를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당 전원회의는) 미국이 셈법을 바꿀 때까지 기다리면서 미국의 압박과 제재로 겪을 수 있는 경제적 고통을 참고 견디자는 결의대회였다”며 “‘어려움을 회피하지 않고 그냥 정면돌파하겠다’ ‘고생 좀 하자’ ‘제2의 고난의 행군을 할 수도 있다’는 그런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군사적 움직임에 대해서는 “미국을 상대로 해서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에는 잘못하면 엄청난 반격을 당할 것이 뻔하고, 당 전원회의 때는 솔레이마니 사건이 없었지만 미국이 중동에서 일을 벌일 것 같은 정보는 있었을 것”이라며 “북한도 미국을 상대로 해서 조심하고 있다. 보도할 때는 아나운서들이 억센 말투로 굉장히 과격한 표현을 써가면서 마치 미국을 상대로 해서 일전불사의 자세로 나올 것처럼 했지만 당중앙위원회의 전원회의 결정서에는 사실 그런(군사도발) 내용이 없다”고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