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 속 해마로 노조원 ‘고용안정 명문화’ 결의
‘조합원 자격 시비’… 단체교섭 무력화 의구심

7일 오후 서울 강동구 해마로푸드서비스 본사 앞에서 해마로푸드서비스 노조원들이  정현식 회장과 사모펀드(케이엘앤파트너스)를 향해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측은 박상배 지회장(가운데)의 조합원 지위를 문제 삼아 교섭요구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범찬희 기자
7일 오후 서울 강동구 해마로푸드서비스 본사 앞에서 해마로푸드서비스 노조원들이 정현식 회장과 사모펀드(케이엘앤파트너스)를 향해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측은 박상배 지회장(가운데)의 조합원 지위를 문제 삼아 교섭요구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범찬희 기자

시사위크|강동=범찬희 기자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노조를 설립한 해마로푸드서비스 노조원들이 최대 주주가 된 케이엘앤파트너스 주식회사와 정현식 회장을 향해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7일 해마로푸드서비스(이하 해마로) 노조는 서울 강동구 해마로푸드서비스 본사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현식 회장을 규탄했다. 기자회견이 예정된 전날부터 이어진 우천 속에서도 30여명의 취재진들이 몰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맘스터치 운영사인 해마로의 노사 갈등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박상배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장은 “임직원과 협력사 등이 같이 키워온 일터를 오너 혼자 매각하고서도 어떠한 고용안정 보장이나 위로가 없었다는 건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새로운 경영주들도 노조와의 교섭을 미루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다. 정현식 회장이 언론에 밝힌 회사의 입장이 진실이라면 본인이 직접 나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해마로 노조는 정 회장이 자신의 지분 대부분을 사모펀드에 매각한 뒤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회사를 인수한 사모펀드의 최종 목적은 경영 효율화 후 회사를 되파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고용 안전성 위협과 복지 삭감, 할인 프로모션를 통한 브랜드 훼손 등을 우려한 해마로 임직원들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노조를 설립했다. 노조에는 전체 직원의 절반에 달하는 100여명이 가입돼 있다. 직후 사측은 “직원들의 고용 안정과 처우 보장을 약속 드린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노조는 여론 달래기용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투쟁사에 나선 이선규 서비스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수많은 사업장에서 교섭을 해봤지만 지금까지도 노사 협의에 근로자 측 대표로 돼 있는 사람이 노동조합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며 “이것이 진정 정 회장과 사모펀드의 목적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상적인 단체 교섭이 진행되고 고용안정이 협약으로 명분화 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운영수석부장을 맡고 있는 박 지회장이 사용자 측에 더 가깝다는 이유로 노조원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노조는 지회장의 조합원 자격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측의 태도에 더 큰 의구심을 품고 있다. 단순한 시간 끌기 차원이 아닌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무력화시키려는 저의가 깔려있는 건 아닌지 강한 의심을 품고 있다. 해마로 노조는 회견문을 통해 “단체교섭을 통해 기본협약을 체결하는 게 고용안정과 처우보장을 약속하는 첫 걸음”이라며 “개인(정 회장)의 ‘만루홈럼’ 엑시트가 자본시장 관중에게 박수 받을 진 몰라도 덕아웃에선 더 이상 하이파이브 해줄 사람은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속히 단체교섭 테이블을 마련하라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해마로푸드서비스 측은 “단체교섭을 거부한 바 없으며 현재 조율 단계에 있다. 단체교섭이 원활하게 체결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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