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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 보잉 너무 믿었다… 737MAX 결함·추락·생산 중단까지
FAA, 보잉 너무 믿었다… 737MAX 결함·추락·생산 중단까지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0.01.07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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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 보잉 측에 ‘항공기 안전평가’ 자체 위임
보잉 737MAX 8이 두 차례 추락 사고로 인해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737MAX 기재 전체가 비행 금지 조치를 받았다. 사진은 보잉 737MAX 8. /보잉 홈페이지 갈무리
보잉 737MAX 8이 두 차례 추락 사고로 인해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737MAX 기재 전체가 비행 금지 조치를 받았다. 사진은 보잉 737MAX 8. /보잉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미국 제2 방위산업체 겸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의 737MAX 기재가 결함으로 두 차례 추락한 사고는 항공기 승인절차에서 미리 예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737MAX 기재 안전평가를 자금과 인력 부족의 이유로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 측에서 자체 실시하도록 위임했다. 이는 그간 보잉이 제작·공급한 항공기가 큰 이상을 보이지 않아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 737MAX, 보잉의 무리수… 에어버스 A320 잡기 위해 서두르다 ‘추락’

737MAX는 보잉이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차세대 A320 기재를 잡기 위해 737NG(Next Generation)의 후속으로 효율성을 높여 개발한 단일통로 항공기다. 보잉은 지난 2013년 737MAX 제원을 확정하고 △737MAX 7 △737MAX 8 △737MAX 9 등 3개 기종으로 개발을 계획했다. 이후 737MAX 9보다 큰 △737MAX 10 추가 개발로 총 4개 기종을 개발했다.

737MAX는 개발 계획 수립 당시 예정한 출고일인 지난 2015년 11월 30일에 737MAX-8 첫 번째 기재 조립을 완료했다. 이후 737MAX 생산을 맡은 렌튼 공장에서 최종 점검을 받고 렌튼 필드(Renton Field)에서 2016년 초도 비행을 행했다. 이어 항공사 인도는 2017년에 진행됐다.

그러나 737MAX 개발 단계부터 최종 점검까지 보잉이 FAA 측에 제출한 자료에는 MCAS(Manuvering Featuress Augmentation System)로 인한 ‘수평 꼬리날개 움직임 각도 변경’과 관련된 정보가 누락됐다. MCAS는 수평 꼬리날개를 회전시켜 항공기 기수를 아래로 내려 실속(失速·stall) 현상을 방지·복구하는 시스템이다.

최초에 FAA 측으로 제출된 자료에는 수평 꼬리날개 움직임 각도가 0.6°로 기재됐는데, 보잉 측 737MAX 테스트 조종사의 수차례 시험비행에서는 움직임 각도가 2.5°로 4배 이상이나 차이를 보였다. 이는 지난 2016년 11월에 2명의 보잉 테스트 조종사가 나눈 메시지 대화에서 드러났다.

MCAS가 추가로 장착됐음에도 보잉은 항공기를 주문한 항공사와 조종사들은 ‘알 필요 조차 없는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 MCAS 조작 관련 내용도 비행 매뉴얼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또 일부 FAA 기술 전문가들이 737MAX 인증이 진행됨에 따라 보잉 측에 인증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라고 독촉한 의혹도 있다.

이 덕분에 기존 737 모델과 ‘공통 유형’ 등급을 얻었으며, 새로운 기재를 도입할 경우 행해져야 하는 조종사 훈련 시간과 비용도 최소화 할 수 있었다.

보잉이 에어버스 A320neo 기재를 잡기 위해 서두른 대목으로 볼 수 있다.

항공사와 조종사들이 이러한 정보를 숙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737MAX 기재를 운용하다 결국 지난 2018년 10월 인도네이사 라이언에어와 지난해 3월 에티오피아항공에서 각각 1회씩 총 2회의 추락사고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인해 탑승자 총 346명의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이 사고가 발생한 이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40여개국 항공당국은 737MAX 기재의 안전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자국 영공 비행금지 조치를 내렸다. 737MAX 비행금지 조치는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며, 기간이 장기화되자 보잉은 결국 지난해 12월 737MAX를 비행 허가 승인 전까지 임시 생산 중단 조치를 취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미국 내 항공기 조종사들은 MCAS와 관련해 증언을 쏟아냈다. 시애틀 타임스에 따르면 아메리칸 항공의 연합 조종사 협회 대변인인 데니스 타제(Dennis Tajer)는 “새로운 기재인 737MAX 훈련은 시뮬레이터 교육 없이 아이패드를 통해 1시간 미만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한 아메리칸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조종사들은 MCAS 존재 및 기능, 해당 시스템을 켜고 끄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737MAX 계열 기재 사고와 관련해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CEO가 미국 하원 교통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뉴시스·AP
보잉737MAX 계열 기재 사고와 관련해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CEO가 지난해 10월 30일 미국 하원 교통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뉴시스·AP

◇ 美 검찰, 보잉·FAA 수사 및 청문회… 항공사 손배 청구·결함 추가발견

미국 연방 검찰은 737MAX가 결함으로 인해 비행 금지에 이르게 되자 보잉의 결함 은폐 및 FAA와 유착 등 수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미국 하원의원에선 737MAX 사고 관련 ‘보잉 청문회’가 열렸고, 이 자리엔 데니스 뮬렌버그 전 보잉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증인으로 출석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이후 뮬렌버그 전 CEO는 자신이 책임을 지는 방법 중 하나로 지난해 임금 중 보너스 일체를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질타가 끊이지 않자 보잉 이사회에서 뮬렌버그 전 CEO를 해임했다. 후임자로는 데이브 캘훈 보잉 이사회 의장이 선출됐다. 캘훈 의장은 이달 13일부터 보잉 CEO를 맡는다.

이러한 상황에 보잉 측은 천문학적인 손해를 입었다. 또 보잉 측으로 737MAX 기재를 주문해 운용하던 항공사와 인도를 기다리던 항공사 역시 스케줄 계획에 차질을 빗고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이에 세계 항공사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보잉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항공사는 보잉과 타협점을 찾아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도 전해진다.

잡음이 사그라들지 않은 가운데 최근에는 MCAS 소프트웨어(SW) 결함 외 배선 결함이 추가로 발견돼 또 논란에 불씨를 지폈다.

배선 결함에 대해 보잉은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선 두 차례 추락 사고로 운항이 중단된 737MAX 복귀가 더 지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보잉은 737MAX의 수평꼬리날개와 연결된 배선이 합선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FAA에 보고했다.

NYT는 배선 다발 두 개가 너무 가까이 배치돼 합선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수평꼬리날개 오작동이 발생해 조종사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잉은 실제로 합선이 일어날 가능성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러면서 배선 결함에 대해 “설령 수리가 필요하더라도 비교적 간단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737MAX 비행 금지로 인해 보잉은 현재까지 90억 달러(약 10조5,000억원) 상당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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