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협상 끝 타결...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간 우위 바뀌나

지난 7일 CJ ENM과 LG유플러스가 프로그램 사용료에 대한 협상을 극적으로 체결했다. 이에 따라 사상 초유의 방송채널 송출 중단 사태인 '블랙아웃'은 일어나지 않게 됐다./ LG유플러스‧CJ ENM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LG유플러스와 CJ ENM간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에 따라 사상 초유의 실시간 방송채널 송출중단 사태(‘블랙아웃’)는 피할 수 있게 됐다.

앞서 CJ ENM은 LG유플러스에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 지연에 따라 8일부터 방송프로그램 채널 송출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양사는 송출 중단 전날인 7일까지 협상을 진행한 후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 체결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협상을 완료한 SK브로드밴드, KT에 이어 LG유플러스까지 국내 IPTV 3사 모두 CJ ENM과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을 체결하게 됐다.

LG유플러스와 CJ ENM는 지난해부터 올해 프로그램 사용료에 관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CJ ENM 측은 IPTV 매출 상승 및 콘텐츠 제작비 증가에 따른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했으나 LG유플러스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유료방송시장 채널계약 절차 관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매년 4분기 다음 해 프로그램 사용료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가이드라이 자체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양사 간 사용료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해를 넘기게 되자 CJ ENM는 LG유플러스에 채널 송출 중단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양사 간 협상이 결렬될 경우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광고주들에게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되자 LG유플러스와 CJ ENM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협상을 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관계자들은 “블랙아웃은 시청자분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양사 입장에서도 좋지 않기에 이번 협상을 타결하게 됐다”며 “양사가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양보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CJ ENM의 송출 중단 시도로 인해 유료방송시장에서의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 간 구도가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유료방송시장의 경우 IPTV 등 플랫폼 사업자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최근 넷플릭스, 유튜브 등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플랫폼 쪽이 경쟁에서 유리해지고 있다. 이에 자연스레 콘텐츠 사업자의 힘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이번 CJ ENM의 송출 중단 시도는 그동안 관행처럼 이뤄진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 간 불공정 거래를 깨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