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과 연계한 배송이 편의점 업체들의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업계 3위 세븐일레븐이 관련 서비스 도입을 미루고 있어 자칫 업계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범찬희 기자
배달앱과 연계한 배송이 편의점 업체들의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업계 3위 세븐일레븐이 관련 서비스 도입을 미루고 있어 자칫 업계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범찬희 기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편의점이 일상 속 만능 플랫폼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연초부터 배달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나서면서 또 한 번 총성 없는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업체 중 세븐일레븐만 불참한 채 짐짓 여유를 부리고 있는 모습이다.

◇ 편의점 배송 3세대 시대… CU의 선견지명

편의점 업계가 새해 들어 배송 서비스로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부가 서비스 수준에 머물렀던 배송 서비스의 육성 전략이 속속 공개되면서 편의점 업체들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 배송 서비스에 가장 적극적인 건 CU다. CU는 올해 상반기까지 배송 서비스를 운영 하는 점포를 올 5,000여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국의 CU 편의점이 1만3,800개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전체 점포의 3분의 1 이상이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는 셈이다.

CU는 국내 편의점 중에서 처음으로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달앱이 부흥기를 맞기 한 참 전인 2010년부터 배송 서비스를 해왔다. 초기엔 점포에 직접 전화를 걸어 주문하면 점포에서 물품을 배달해주는 아날로그 방식이었다. 2015년 배송업체와 연계한 2세대를 넘어 지난해 부터는 배달 플랫폼과의 결합이 이뤄졌다. 선제적으로 신흥 서비스에 뛰어든 덕에 CU는 현재 국내 최대인 3,000개 점포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BGF관계자는 “배송 서비스는 대표적인 오프라인 채널인 편의점이 온라인 채널로도 확장되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또 점포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날씨의 영향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면서 “CU는 배송 서비스의 핵심인 재고연동시스템을 갖춘 덕분에 관련 점포를 빠르게 늘려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CU는 현재 강남권을 중심으로 24시간 배송 서비스 운영도 준비 중이다.

◇ ‘필수 아닌 선택’ 된 배송… 뒷짐진 업계 3위

업계 막내격인 이마트24가 뛰어들면서 판을 키우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요기요와 손잡고 35개 직영점에서 배달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마트24는 배달 대상 상품과 운영 방식 등 최적화된 시스템을 갖춘 뒤 1분기 안에 배달 수요가 있는 가맹점에도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점포당 매출은 물론 점포수에서도 CU를 앞서며 업계 1위로 올라선 GS25도 관련 서비스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요기요와 함께 10여개 지점에서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배송 서비스는 국내 편의점 업체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 매출 증대와 고객 편의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기업 입장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배송 서비스는 종국에는 근접출점 제한의 벽에 부딪힌 본사의 수익 증대로 이어지는 ‘윈윈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세븐일레븐은 아직 관련 서비스 도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후발 주자인 이마트24 보다 업계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편의점을 포함한 유통가 전체가 생존경쟁에 내몰린 상황에서 지나치게 여유로운 모습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와 관련해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편의점들은 POS에 기반한 재고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배달앱과 연계해 언제든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면서 “현재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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