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2018년 7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2018년 7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8일 당원들에 보낸 새해 메시지를 통해 정계 복귀를 기정사실화했다. 미국에 거주 중인 안 전 대표의 귀국이 내주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안 전 대표가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에게 보내온 것으로 알려진 새해 메시지를 공개했다.

안 전 대표는 메시지에서 "1년여 해외활동 속에서 제 삶과 지난 6년간의 정치여정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영호남 화합과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추진했던 바른미래당의 현 상황도 제 책임"이라고 했다.

이념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창당한 바른미래당이 이념 갈등으로 최근 다시 갈라진 점을 반추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전 대표는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먼저 손을 내밀어 역사의 물줄기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려는 순수한 의도였지만, 과정에서 설득이 부족했고 결과는 왜곡되고 말았다"며 "모두 제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심과 선의로 호소하겠다"며 "국가 대개조를 위한 인식의 대전환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의 귀국 시점에 대해 빠르면 12일, 늦어도 설날 전인 19일 안으로는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바른미래당은 안 전 대표가 당원들에 보낸 메시지 내용을 바탕으로 당에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메시지에 "바른미래당의 현 상황도 제 책임"이라고 명시한 점을 고려하면 당 복귀 외의 진로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인식의 대전환'도 거론한 만큼, 당에 복귀는 하더라도 간판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에 복귀한다면 우선 정리해야 할 과제는 손학규 대표와의 관계 정립이다. 앞서 손 대표는 안 전 대표의 바른미래당 복귀를 전제로 "안 전 대표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겠다"고 거듭 공언했다.

다만 약 1년 반 동안 당을 떠나있었던 안 전 대표가 당에 복귀하자마자 손 대표에게 당권을 요구할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본지와 만나 "안 전 대표가 판단할 것"이라며 "안 전 대표가 공항에 도착해 어떤 첫 메시지를 내는지가 중요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안 전 대표의 새해 메시지가 반드시 바른미래당 복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안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당원동지들께 정치 복귀를 하며 인사드리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며 "오랜 정치 여정 속 고난을 함께 넘으며 힘을 모아주신 분들께 드리는 새해 인사와 복귀 후의 포부를 말씀드린 것 정도로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따라서 9일 예정된 손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과 안 전 대표의 영상메시지가 '안철수의 행보'를 예측할 1차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손 대표는 지난 2일 안 전 대표가 낸 정계 복귀 메시지에 대해 페이스북에 환영문을 남기며 화답한 바 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안 전 대표에게 보다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제안과 환영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 역시 9일 국회에서 열리는 안철수계(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들 주최 토론회에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영상메시지 내용에 대해 "독일과 미국에서 공부한 내용과, 한국정치의 양극단을 피해 어떻게 혁신해 새정치를 할 것인지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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