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15 총선은 문재인 정부 집권 4년 차에 치러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다. 야당은 이에 ‘야당 심판론’을 내세웠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야당 심판론’을 꺼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는 안개 낀 국회의사당 전경. / 뉴시스
4·15 총선은 문재인 정부 집권 4년 차에 치러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다. 야당은 이에 ‘야당 심판론’을 내세웠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야당 심판론’을 꺼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는 안개 낀 국회의사당 전경.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야당 심판론’이 부상했다. ‘야당에서 발목을 잡아 국정 운영이 어려워졌다’는 여론 때문이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정을 발목 잡는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이 51.3%로 나타난 반면 ‘국정에 실패한 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은 35.2%로 조사됐다. 소위 야당심판론이  정권심판론보다 16.1%p 높은 셈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언급하며 “이것이 바로 국민들의 시선”이라고 주장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지난 4일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장외집회’라는 의미 없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처럼 장외집회에만 몰두해 한국당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계속 걸어가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8일 “결국에는 국민들께서 어떤 것이 맞는지, 정권 심판이 맞는지, 야당 심판이 맞는지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 시사’에 출연해 ‘청와대 인사들 상당수가 총선에 출마해 총선용 캠프를 만드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대한 질문에 “(총선용 캠프라는 비판은) 청와대 조직 개편이 ‘총선용’이라는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이같이 답변했다.

◇ ‘정권 심판론’ 대항마로 내세웠나

올해 총선은 문재인 정부 집권 4년 차에 치러진다.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게 되는 게 당연하다. 동시에 2022년 3월 차기 대선 전초전이라는 성격도 띤다. 민주당이 연초부터 '총선 승리’를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집권 여당이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현 정부에 대한 여론이 좋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결과에 따르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 특혜·장학금 부정 수급 의혹 논란 이후 긍정과 부정 평가가 오차 범위 내에서 팽팽하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해 지난 6일 발표한 2020년 1월 1주 차 주간 집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가 49%(매우 잘함 28.6%·잘하는 편 20.4%)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해 지난 6일 발표한 2020년 1월 1주 차 주간 집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9%(매우 잘함 28.6%·잘하는 편 20.4%), 부정 평가는 46.2%(매우 잘못함 33.5%·잘못하는 편 12.7%) 등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8월 2주 차 조사 이후 5개월 만에 긍정이 부정 평가를 2주 연속 앞선 결과다. / 그래픽=김상석 기자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해 지난 6일 발표한 2020년 1월 1주 차 주간 집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49%(매우 잘함 28.6%·잘하는 편 20.4%), 부정평가는 46.2%(매우 잘못함 33.5%·잘못하는 편 12.7%)로 조사됐다. / 그래픽=김상석 기자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0.3%포인트 내린 46.2%(매우 잘못함 33.5%·잘못하는 편 12.7%)였고, 모름·무응답은 1.0%포인트 오른 4.8%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 2주 차 조사 이후 5개월 만에 긍정이 부정 평가를 2주 연속 앞섰다.

이에 한국당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올해 총선은 문재인 정부) 무능과 전횡을 막는 마지막 기회이자 국민의 삶과 운명이 달린 선거”라고 말했다. 총선에서 ‘한국당을 지지해 민주당을 심판해달라’는 메시지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도로 새누리당’이라며 야당 심판 필요성을 언급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지난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보수통합을 비롯한 정계 개편 흐름’을 묻자 “지금 황교안 대표나 한국당이 하는 것을 보면 탄핵받은 세력인 옛 새누리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 ‘도로 새누리당’”이라며 “한국당은 거리투쟁, 삭발과 단식 등 투쟁 일변도의 극단적 정치 행위로 보수의 가치를 스스로 버렸다”고 평가했다.

기사에 인용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여론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9.8%,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1일 제외)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응답률은 4.8%,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