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서울 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열린 '재건축 규제와 공급정책 점검'을 주제로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서울 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열린 '재건축 규제와 공급정책 점검'을 주제로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험지 출마’를 천명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출마 지역을 놓고 고심 중이다. 한국당 지도부에선 험지 출마 상징성과 당선 가능성이 모두 높은 지역구를 선택해야 한다는 분위기이지만, 한편에서는 보수통합을 성사시키고 민주당의 공천 과정을 지켜본 뒤 지역구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지역구 출마 검토는 황 대표가 ‘험지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5일 황 대표는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며 “험지보다 더 험지로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서울 내 민주당 강세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지역구들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서울시 종로를 포함한 구로을, 용산, 강남을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이밖에 민주당의 강세 지역인 동작갑, 광진을, 강북을, 은평갑 등도 출마 가능지역으로 물망에 올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치 1번가’로 불리는 서울 종로가 가장 유력한 곳으로 꼽고 있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이 거쳐 간 지역구로 정치적 상징성이 높다. 이와 함께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역구이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출마할 것으로 점쳐져 ‘빅매치’의 기대감을 준 곳이기도 하다. 차기 대선주자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지만, 승리할 경우 반사이익도 상당하다.

다음으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이 언급된다. 16대 국회 이후 보수진영 인사가 한 차례도 당선되지 못한 험지로 통한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의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어서 황 대표가 구로을로 출마하게 되면 ‘문재인 대 황교안’의 간접대결도 예상해볼 수 있다.

서울 용산도 유력지역 중 한 곳이다. 한국당은 이번 서울 선거를 이른바 ‘한강벨트 사수’로 잡고 강남3구를 비롯해 동작, 강서, 강동 지역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중 황 대표가 용산에 출마해 한강벨트 사수를 진두지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용산에는 권혁기 문재인 정부 초대 춘추관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선거구도를 짜기에도 나쁘지 않다.  

같은 맥락에서 서울 강남을 출마도 거론된다. 한국당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황 대표지만, 선거경험이 없고 패배시 부담이 있어 이곳이 다소 안전한 지역구라는 점 때문이다. 강남을은 지난 16∼19대 총선까지 보수진영 텃밭으로 여겨졌지만, 지난 총선에서는 전현희 민주당 의원에게 자리를 내줬었다. 하지만 “강남을은 험지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크고, 정치적 상징성이 상대적으로 작아 출마 우선순위에서 다소 멀어져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8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는 대권주자이자 한국당의 히든카드”라며 “히든카드이기 때문에 아직 (지역구가) 정해진 것이 없고, 당장 정할 문제도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통합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후에 맞붙게 될 민주당 인사들까지 고려해 험지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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