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내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그래픽=김상석 기자
미국과 이란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내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그래픽=김상석 기자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미국과 이란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경제 전반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건설업계의 경우 현지 시공 중인 현장에 대한 사업 제동과 현지 근로자 안전을 비롯해 수주 텃밭으로 여겨졌던 중동 지역에서의 향후 발주 동향에 대해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란 현지에는 국내 건설사의 시공 현장이 없다. 때문에 이란 영토 내 국내 건설사의 직접적인 피해를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간의 갈등이 전쟁으로까지 확대될 조짐이 보이고 있어 주변 국가인 이라크 내 시공현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 및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 현지에 파견된 국내 건설업계 인력은 14개사, 총 1,381명으로 파악된다. 주요 현장으로는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등이 공동으로 시공 중인 카르발라 정유공장, 한화건설이 시공 중인 비스마야 신도시 현장 등이 있다. 두 현장에만 1,000여명 가량의 인력이 파견돼 공사를 진행 중이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최고조로 이르게 된 것은 지난 3일 미국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총사령관을 제거한 후 이란이 즉각 반격에 나선 것에서 비롯된다. 이란은 지난 8일 미국에 대한 보복차원으로, 미군과 연합군 등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 알아사드와 아르빌 기지에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미국이 반격을 가할 경우 미국 본토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한화건설이 이라크 현지에서 시공중인 비스마야 신도시 전경./한화건설
한화건설이 이라크 현지에서 시공중인 비스마야 신도시 전경./한화건설

전황이 악화일로를 걷던 중 미국이 군사적 대응보다는 경제 제재의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현지 시공현장을 보유한 건설사들은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건설업계는 현지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한편, 현지 인력 철수 등 최악의 경우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본사와 현지 현장 간 연락망을 구축해 현지 상황에 대해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며 “공습이 자행된 곳과 시공현장 간 거리가 있어 당장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현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공사 현장에 현지 군경이 다수 상주 중이고, 근로자들에 대해 현장 외부로의 출타도 금지한 상황”이라며 “현지 모니터링 또한 강화한 상황으로, 공습 지역과도 거리가 멀어 현재까지는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향후 중동 시장의 위축이 국내 건설업계 수주의 위축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중동지역이 그간 건설업계의 주요 수주 텃밭으로 여겨졌지만, 현지 상황에 맞게 국내 건설업계의 수주 실적이 등락을 거듭한 바 있어서다.

실제 중동 내 ‘IS내전’이 발발된 후 현지에서의 수주가 급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IS 내전이 발발한 이듬해인 2015년 중동 지역에서의 수주는 165억달러로 전년 대비 47% 줄었다. 또한 2007년부터 중동 지역에서 매해 200억달러 이상을 수주해왔지만,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106억달러, 145억달러 등에 그쳤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있지만, 현재로썬 발주처 등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도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현지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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