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가운데),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미 NSC 트위터 캡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가운데),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미 NSC 트위터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한미일 고위급 안보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깜짝 면담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의용 안보실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난 것은 지난 2018년 특사단 신분으로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에 이어 두 번째다. 

백악관에 따르면, 8일(현지시각)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은 정의용 안보실장,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한미일 3자 고위급 안보 협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이란 및 북한 관련 상황을 점검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 문제가 다뤄졌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은 회의가 진행 중이던 오후에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좀 보자”며 연락을 해왔고, 즉석에서 ‘깜짝’ 만남이 성사됐다. 특히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있었을 정도로 백악관이 바쁘게 돌아가던 와중이어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한미 간 안보현안이 적지 않은 만큼, 어떠한 이야기가 오고 갔을지 주목된다. 북미협상 교착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이며, 호르무즈 연합함대에 한국군의 파병여부도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한미 간에는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이 진행 중이며, 한일 간 수출규제와 지소미아 종료 문제도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정 실장 양자 간 별도의 만남은 없었으며, 한일 양국의 안보수장들이 함께 있었다는 점에서 긴밀한 대화를 나누기는 힘들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면담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산적한 안보현안들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안보협의가 중요하다는 차원의 원론적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이례적인 만남 자체가 주는 의미는 작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와 이란 등 안보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일 공조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 실장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특별한 메시지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일 고위급 안보 협의를 마친 정 실장은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으며, 도착하는 대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및 협의 내용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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