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0일 미 오하이오주를 방문해 대선 유세에 나섰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언론인들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을 위한 선거전에 ‘솔레이마니 사살’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미국의 국가안보를 지킨다는 명분과 함께 애국심에 호소하는 마케팅이 지지층 결집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미 언론들은 국제법적 위반의 소지가 있고, 즉흥적 결정이라는 점에서 솔레이마니 사살 결정을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 선거유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피에 굶주린 테러리스트를 사살했다”고 강조했다. 하원의회에서 미 행정부의 군사행동을 제한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추진한 민주당에 대해서는 “우선순위가 틀렸다”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를 향해 “급진 좌파 민주당은 끔찍한 테러리스트의 죽음에 분노할 게 아니라 솔레이마니의 야만적 범죄에 먼저 분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즈는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오하이오의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층의 엄청난 환호와 지지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 재선캠프는 솔레이마니 사살을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며 페이스북에 1,000건 이상의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물론 미국 주류 언론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솔레이마니 사살’ 작전 자체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엄연히 존재하는 국가의 권력자를 테러리스트로 몰아 사살한 것은 국제법적 위반 소지가 있으며, 사살 이후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은 즉흥적인 결정이었다는 점에서다. CNBC는 “이란을 향한 끝나지 않은 전쟁에 대한 끔직한 실패”라고 했으며, 워싱턴포스트는 “혼란에 빠진 트럼프 행정부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레이마니 사살’이 선거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외부의 적을 통해 내부결속을 이끌어내는 것은 오래된 승리공식 중 하나다. 실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허프포스트와 유고브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솔레이마니 사살을 지지한다(43%)는 응답이 반대한다(38%)는 응답 보다 소폭 우위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여론은 하원의 결의안 통과 과정에 그대로 반영됐다. 미 하원은 9일(현지시각) 이란에 추가 군사행동을 하려면 의회에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결의안을 찬성 224표로 가결시켰다. 민주당 소속의원 7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스테파니 머피(민주당·플로리다) 의원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중동지역) 위협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현 시점에서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미국의 능력을 제한하고 싶지 않다”고 반대표를 던진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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