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예방온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예방온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보수 재건의 3원칙’에 대한 견해차를 극복하고 통합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내세운 3원칙을 한국당이 간접적으로 수용하고, 새보수당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다. 

13일 한국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황교안 대표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를 발족하면서 동의한 보수·중도 통합 '6대 원칙'에 새로운보수당에서 요구한 내용도 반영돼있다”면서 “통합이라는 대의 앞에서 스스로를 내려놓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혁통위의 보수중도 통합 ‘6대 원칙’은 ▲대통합의 원칙은 혁신과 통합이다 ▲통합은 시대적 가치인 자유와 공정을 추구한다 ▲문재인정권에 반대하는 중도보수 등 모든 세력에 대한 대통합을 추구한다 ▲세대를 넘어 청년의 마음을 담은 통합을 추구한다 ▲탄핵이 장애물이 되서는 안된다 ▲대통합 정신 실천할 새로운 정당 만든다 등이다.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3대 원칙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 등이다. 탄핵과 정체성 이견을 봉합하고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통합하자는 내용으로 6대 원칙과 대동소이하다는 평가다.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최고위에서 황 대표는 6대 원칙 수용에 대해 최고위원들의 동의를 구했다. 의결사항은 아니었지만, 동의를 구함으로써 실천에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게 한국당의 설명이다. 

이에 화답하듯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황교안 대표와 한국당 최고위가 합의한 내용은 새보수당의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한 것으로 보수재건과 혁신 통합으로의 한걸음 전진이라고 평가한다”며 “한국당이 흔들리지 않고 이 보수재건 3원칙이 포함된 6원칙, 6원칙을 지키는지 예의주시하면서 양당간의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3대 원칙을 더 이상 꺼내지 않겠다”고도 했다. 

황 대표가 통합에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면서 당내 반발은 일단 수그러든 모양새다. <시사위크>와 만난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박완수 한국당 사무총장은 통합에 있어 당 대 당이 해결해야 할 일을 처리해 나갈 것이며, 박형준 혁통위 위원장과도 함께 보수야권의 대통합을 논의할 것”이라며 “보수통합이라는 전제에서 합당이든 창당이든 어떤 방향이든 이뤄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관건은 통합과 창당이 이뤄졌을 때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다. 황 대표는 혁통위가 제시한 6대 원칙을 수용함으로써 국민통합연대에 일단 힘을 실어준 상황이다. 국민통합연대는 보수시민단체와 보수정당 등이 함께 발족한 시민단체다. 하지만 새보수당은 국민통합연대의 역할을 일종의 ‘자문기구’로 한정하며 한국당과의 일 대 일 통합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하 책임대표는 “혁통위와의 관계, 성격, 역할 등이 정해지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도 “혁통위는 구속력 없는 우리가 참고할만한 제안 또는 자문을 해주는 일종의 자문기구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보수통합 대상 중 하나인 우리공화당과의 관계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우리공화당의 주축인 강성 친박계는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원인으로 유승민 의원을 꼽고, 새보수당과 통합한다면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당 관계자는 “한국당에서 우리공화당과의 통합도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지금까지 정치를 보면 안될 일도 막판가서 되는 일이 많았다”며 낙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