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막힌 中‧日 시장… 태국 등 모바일게임으로 실적 견인 가능성↑

중국, 일본 등 대형 게임 시장의 진출이 막히자 국내 게임사들이 동남아시아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성장잠재력이 있는 시장인 만큼 큰 시장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이들의 활로 찾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액토즈소프트의 자회사 아이덴티티게임즈가 동남아시아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MMORPG '월드 오브 드래곤네스트' /액토즈소프트
중국, 일본 등 대형 게임 시장의 진출이 막히자 국내 게임사들이 동남아시아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성장잠재력이 있는 시장인 만큼 큰 시장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이들의 활로 찾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액토즈소프트의 자회사 아이덴티티게임즈가 동남아시아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MMORPG '월드 오브 드래곤네스트' /액토즈소프트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일본 등 대형 게임시장 진출이 가로막히자 동남아시아로 발길을 돌리는 모양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시장이 제대로 열리기 전까지 한국 게임에 관심이 높은 동남아시아권에서 활로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액토즈소프트의 관계사 아이덴티티게임즈는 넥슨 타일랜드를 통해 오픈 월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월드 오브 드래곤네스트’를 동남아지역에 출시했다.

월드 오브 드래곤네스트의 서비스 지역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5개국으로 영어‧말레이시아어‧태국어 등 3개 언어를 지원한다. 온라인게임 ‘드래곤네스트’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개발된 첫 MMORPG로 방대한 세계관과 유니크한 그래픽 등 원작의 인기 요소를 계승한 점이 특징이다. 대규모 전장 시스템 등 다양한 신규 콘텐츠도 함께 추가됐다.

한빛소프트는 올해 동남아시아 진출 계획을 밝혔다. 개발사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모바일 액션역할수행게임(ARPG) ‘엣지 오브 크로니클’을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에 출시한다.

올해로 출시 3주년을 맞이하는 모바일 리듬댄스 게임 ‘클럽오디션’은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엠게임은 지난해 12월부터 동남아시아에 자사의 대표 온라인게임 ‘열혈강호’ 온라인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열혈강호 온라인은 원작 만화 ‘열혈강호’를 기반으로 한 코믹 무협 MMORPG로 지난 2004년 한국 서비스를 시작으로 중국, 대만, 태국, 일본, 미국, 베트남 등에 진출해 약 1억3,000만명의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인기게임이다. 

엠게임은 지난 2년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클래식 온라인게임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원작 기반의 탄탄한 스토리, 아기자기한 그래픽, 풍부한 콘텐츠 등으로 이용자들 잡기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라비티는 지난해 11월 태국에 자사의 인기 IP ‘라그나로크’를 활용한 모바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라그나로크 택틱스’를 출시하며 동남아시아내 입지를 재정비한 바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활발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대해 업계에서는 한국 게임사들의 대형 시장이었던 중국의 판호 재발급이 시작되기 전까지 실적을 견인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의 모색 차원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국 게임 시장의 성장폭이 저조하면서 대부분의 분야에서 감소세를 보였으나 대(對)동남아시아 게임 수출은 1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8년 게임수출액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64억1,149만달러(한화 약 7조원)로 동남아시장 수출 비중은 10.3%였다. 지난 2017년 게임 수출액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80.7% 증가한 59억2,300만달러(한화 약 6조6,980억원)으로 동남아시장 수출 비중은 12.6%였다. 

특히 중견게임사들이 동남아시아로 발길을 돌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PC‧콘솔 분야의 비중이 높은 북미‧유럽보다 모바일 게임의 성장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최근 동남아시장에 진출한 월드 오브 드래곤 네스트와 이미 태국에서 서비스 중인 라그나로크 택틱스 등 대부분의 게임이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한 중국과 일본 등 기존의 시장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중국은 판호 재발급 중단 문제뿐만 아니라 저작권 침해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게임사들이 적지 않고 일본에서는 현지 게임들과 중국 게임들의 치열한 경쟁구도로 자릴 잡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상반기 중으로 판호를 재발급하는 등 시장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는 이상 국내 게임사들의 동남아시아 진출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장이 한국과 같은 아시아 지역이기 때문에 문화적인 측면에서 진입장벽이 낮고 공략하기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여러가지 외교적인 조건에서 자유로운데다 동남아 시장의 잠재력이 뛰어나 게임사들의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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