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고속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지분율을 늘렸다./사진=서종규 기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근 금호고속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을 늘렸다./사진=서종규 기자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근 금호고속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지분율을 확대했다. 박 전 회장이 경영적 리스크로 인해 불명예 퇴진한 것과, 금호고속이 그룹 내 지주사격 회사로 여겨진다는 점에 이번 지분 확대에 대한 속내에 이목이 쏠린다.

◇ 단순 지분 매입… 의심스런 시선 솔솔 

금호고속은 지난 9일 박삼구 전 회장 등 동일인 관계자가 금호고속 지분 1만8,000주를 22억4,900만원에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 중 박 전 회장은 금호고속 지분 1만6,200주를 20억6,900만원에 매입해 지분율을 기존 31.1%에서 31.9%로 늘렸다. 박 전 회장의 부인인 이경열 씨와 장녀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 또한 각각 1,200주와 60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번 주식 매입은 금호고속의 일반 투자자가 3만8,000여주를 매각하면서 이뤄졌다. 이 중 박 전 회장 등 동일인 관계자가 매입한 1만8,000주 외에 나머지 2만주는 금호고속이 자사주 형태로 매입해 소각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요 지배구조는 박 전 회장 등 오너일가→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등으로 이어진다. 이 중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외에 주력 계열사로 여겨지는 금호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금호고속이 사실상 지주사 격 회사로 여겨진다. 현재 금호고속은 금호산업 지분 45.30%를 보유 중이다.

박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아시아나항공 회계파문과 유동성 위기 등에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퇴진했다. 당시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직과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이 가운데, 그룹 내 지주사격으로 여겨지는 금호고속의 지분을 매입한 것을 두고 의문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 내부에서도 박 전 회장이 금호고속 지분을 확대한 것을 두고 ‘아시아나항공을 되찾기 위함이다’, ‘그룹 경영에 재차 참여하기 위함이다’ 등의 의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금호고속 지분 매입이 향후 그룹 경영 참여로 이어질 경우 비판의 소지가 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 전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현재 박 전 회장 등 동일인 관계자가 금호고속 지분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경영 전반의 사안을 결정하는 이사회 등에 박 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다면 비판받을 여지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고,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전제 하에 합법적으로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것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소유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주식을 다수 소유했다고 해서 그룹 경영을 좌지우지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향후 그룹 경영에 개입하느냐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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