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공급좌석·운항편·여객수, 진에어 추월
연내 중형항공기 도입, 하와이·호주 등 중장거리 노선 개척 목표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인 티웨이항공은 희망공모가액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진에어 비교대상으로 포함시키지 않았다.
티웨이항공이 지난해 4분기 업계 2위인 진에어를 바짝 추격해 업계 2위 자리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티웨이항공, 진에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티웨이항공이 지난해 11월에 이어 12월에도 여객수 기준 진에어를 꺾었다. 진에어가 국토교통부 제재에 시름시름 앓고 있는 틈을 타 티웨이항공은 외형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14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어포탈) 확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국내선과 국제선을 모두 포함해 저비용항공사(LCC)를 이용한 여객수는 총 385만명이다. 이 중 티웨이항공을 이용한 여객수는 69만1,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LCC 이용객 중 약 18%에 달하는 수치로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112만명, 29%)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승객 수송량이다.

진에어는 국토부 제재로 사업 확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65만8,000여명(17%)의 여객수를 기록해 11월에 이어 티웨이항공에 뒤쳐졌다.

지난 2018년 12월과 비교를 할 시 티웨이항공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2018년 12월 LCC 전체 여객 수송량은 386만여명이다. 각 항공사별로는 △제주항공 109만명 △진에어 77만명 △에어부산 68만명 △티웨이항공 66만명 △이스타항공 48만명 △에어서울 18만명 등이다. LCC 중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지난해 12월 여객 수송량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데 비해 티웨이항공은 약 5% 정도 상승했다.

월간 운항편 수는 이미 지난해 9월 진에어를 추월했으며, 공급 좌석 수는 같은해 11월 한 달 동안 74만여석을 기록해 72만여석의 진에어를 뛰어넘었다.

이러한 모습에 지난 한 해 동안 티웨이항공이 과감한 자금 투자를 바탕으로 보유항공기 증대와 노선 개편 등을 통해 외형적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티웨이항공의 연간 운항편도 진에어보다 약 3,000편 더 많다. 지난해 공급좌석과 여객 수송량은 진에어에 비해 소폭 낮지만 사정권 내 진입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 한 해 동안 티웨이항공과 진에어의 수송 여객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티웨이항공을 이용한 여객수는 799만9,611명으로, 전년 711만여명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진에어는 지난 2018년 899만여명을 수송했으나 지난해에는 875만여명이 이용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이미 보유항공기 대수만 놓고 본다면 LCC 업계 2위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보잉 737-800NG(Next Generation)를 28대 보유·운용 중이다. 이는 업계 2위를 힘겹게 지켜내고 있는 진에어(26대) 보다 2대 많은 수치이며, 항공기 평균 기령은 9.4년으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낮다.

또 지난해 4분기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던 피클포크 균열 논란으로 국내 항공사 중 보잉 737NG를 운용 중인 대부분의 항공사가 타격을 입었지만 티웨이항공은 유일하게 결함 기재가 발견되지 않았다. 덕분에 항공기 손실 없이 기존 계획대로 운항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티웨이항공은 국제선 44개, 국내선 3개 노선 등 적지 않은 항로 운항 중임에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중장거리 노선을 추가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올해 중으로 737NG 기재보다 더 크고 멀리 운항할 수 있는 중형항공기 추가 도입을 통해 호주나 중앙아시아, 하와이 등으로의 노선 확장을 검토 중이다.

737NG 기재 상위등급의 중형기로는 보잉 777과 787이 있다. 777(트리플세븐)은 지난 1995년부터 생산돼 항공사 인도 및 운항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11월 기준 전 세계에서 1,600대 정도가 운항 중이다. 787드림라이너는 지난 2011년 첫 도입이 됐으며, 지난해 11월 기준 918대 정도가 비행을 하고 있다.

두 기재 모두 항속거리(탑재된 연료를 전부 사용할 때까지의 비행거리)가 1만3,000km를 상회한다. 티웨이항공이 두 기재 중 하나를 도입할 경우 계획 중인 하와이나 호주 등 노선을 개척할 수 있다.

항공업계 내에서는 티웨이항공이 중형기를 도입한다면 777을 선택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전망이 나오는 배경으로는 티웨이항공이 중형기를 도입할 때 구매가 아닌 리스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 경우 중고 기재를 들여와야 하는데 787은 전 세계 운항 대수가 777 대비 상대적으로 적어 중고 기재가 많지 않은 것에 기인한 것이다.

또한 경쟁사인 진에어가 777 기재를 활용해 하와이나 호주 노선을 운항 중이기도 하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은 업계 2위로 올라서기 위해 모든 것을 쏟고 있는 모습”이라며 “티웨이항공 뿐만 아니라 타 항공사도 공격적인 행보를 통해 사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데 진에어만이 국토부에 발목을 붙잡혀 그 자리에서 옴짝달싹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9월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 이행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국토부 측에 제출했으나 지난해 12월 겨우 ‘외부전문가 검토를 시작했다’는 답변만을 받았다. 그러나 국토부가 회신한 ‘외부전문가 검토’마저 종료 시기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제재 해제 시기를 가늠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진에어는 올해 사업계획을 세우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토부가 진에어 제재를 올해 1분기를 넘길 경우 LCC 업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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