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업계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밀레가 브랜드 설립 99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마련하고 있다. / 밀레 블로그 캡쳐
아웃도어 업계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밀레가 브랜드 설립 99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마련하고 있다. / 밀레 블로그 캡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가 브랜드 탄생 99주년을 맞아 흥을 돋우고 있다. 침체된 업황 속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프로모션과 상생 방안을 내세우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분위기를 살리기엔 버거워 보인다.

◇ 상수 앞둔 밀레, 흥 돋우기 총력

상수(上壽)를 앞두고 있는 밀레가 이를 기념하기 위한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1921년 창립자 마르크 밀레(Marc Millet)의 손에서 탄생한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는 올해 99주년이라는 뜻 깊은 시간을 맞고 있다. 이를 기념해 숫자 ‘99’를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우선 밀레는 가성비를 겸비한 특별 상품을 일년 내내 선보일 계획이다. 계절별로 총 99종의 기획 상품을 준비 중에 있다. 기획의 첫 단추로 이달 플리스인 ‘알리 재킷’을 공개했다. ‘복실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 플리스는 특유의 촉감과 경량성을 갖추고 있어 올해 동절기 필수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밀레가 시중가의 절반 정도 가격에 플리스를 선보인 건 마진 보다 소비자들과 99주년을 함께 기념하는 게 우선이라는 기업 정신이 우선했기 때문으로 엿보인다. 

이와 함께 밀레는 SNS 이벤트도 진행한다. 밀레의 역사에 관한 퀴즈에 정답을 단 응모자 중 99명을 추첨해 아이스크림을 증정한다. 뿐만 아니다. 대리점과 상생의 길도 모색하고 있다. 우수 매장은 판매 마진율을 27% 수준에서 최대 40%까지 상향 시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대리점 전용 상품을 대폭 늘리고, 버스 외부 광고를 지원해 매출 확대를 도모할 예정이다. 오픈 및 리뉴얼 인테리어 비용을 평당 200만원 초반 선으로 최소화해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마련했다.

◇ ‘불황 직격탄’ 밀레‧에델바이스 동반 침체

신년 첫 달부터 대대적으로 소비자와 대리점과의 스킨십을 늘려나가고 있지만 정작 회사 내부는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경영진의 심기와 임직원 사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적이 뒷받침 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밀레는 침체에 빠진 아웃도어 업계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롱패딩이 유행을 끌면서 아웃도어가 전성기를 맞았던 2014년 정점을 찍은 밀레는 이후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3,000억원을 돌파했던 매출액은 2018년 1,465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업익은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2018년 영업실적은 41억원 가량으로 호황기 때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지주사인 밀레에벨바이스홀딩스에서 떨어져 나와 독자 노선을 걷기시작한 후 첫 당기순손실(9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9년 국내와 중국 사업권을 인수한 밀레에벨바이스홀딩스는 이듬해 밀레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핵심 사업으로 육성시켜 왔다. 지난해 역시 밀레는 2,000억원 매출을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밀레의 부진은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의 동반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밀레의 지분 100%를 보유한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는 지난 4년 연속 실적 하락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밀레 관계자는 “올해는 생산 물량을 20% 감소시켜 재고 부담을 덜어내는 등 무리한 외형 확장 보다는 안정적인 매출을 거두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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