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S컨벤션에서 열린 '2020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S컨벤션에서 열린 '2020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공천위원장으로 임명하고 공천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다만 보수통합 등 아직 해결하지 못한 난제가 적지 않은 상황이고, TK·PK 지역 공천을 놓고 갈등요소도 남아 있어 황 대표의 앞날이 순탄치많은 않다.  

16일 황 대표는 최고위원회를 주재하고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김 전 의장은 5선의 국회의원이자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인사이다. 정파에 치우치지 않은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공천 갈등을 관리할 적임자라는 게 한국당의 판단이다. 

하지만 공천작업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국당 자체 공천이 이뤄질 경우 보수통합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새로운보수당은 통합 이후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한국당의 일방적인 공관위원장 선임을 반대했었다. 황 대표의 공관위원장 선임으로 한국당과 새보수당 통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보수통합 논의 자체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황 대표와 한국당은 당 외부기구인 국민통합연대를 중심으로 ‘보수빅텐트’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새보수당은 한국당과의 당대당 통합에 관심이 더 크다. 이날 하태경 새보수당 대표는 “양당 통합협의체 구성 제안에 신속히 응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황 대표가 보수통합 논의를 일단 제쳐두고 공천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있다. TK·PK 지역 공천을 놓고 중진의원들과의 갈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인적쇄신을 강조하며 정치 지도자급 인물들은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었다. 하지만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홍준표 전 대표 등은 PK지역 출마의사를 접지 않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황 대표를 겨냥해 “정치 ABC도 모르는 사람이 컷오프 이야기를 한다”고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맞물려 황 대표 본인의 거취를 정해야 하는 난제도 남아있다. 황 대표는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지역구를 정하지는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낙연 총리와 서울 종로 맞대결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확정단계는 아니다. 한국당 관계자는 “공천이 진행되면 구도와 함께 자연스럽게 험지가 결정될 텐데, 황 대표가 종합적으로 살펴서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를 두고 황 대표가 당선 가능성이 높은 험지를 고르기 위해 좌고우면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당내 일각에서 나온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중진들로 하여금 험지출마를 종용한 황 대표가 서울 종로를 회피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마지막에 거취를 정할 것이 아니라, 먼저 종로 출마를 선언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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