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당시 결정된 김해공항 확장사업이 소음 등의 문제로 멈춰선 가운데, 국무총리실에서 사업 적합성 여부를 검토 중이다. /뉴시스
박근혜 정부 당시 결정된 김해공항 확장사업이 소음 등의 문제로 멈춰선 가운데, 국무총리실에서 사업 적합성 여부를 검토 중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21대 총선을 앞두고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가 재점화될 전망이다. 특히 원내 과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PK지역 표심을 끌어와야 하는 민주당이 적극적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울산시장, 경남도지사에 출마했던 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부산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바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유치가 성사된다면 여론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전면에 나선 사람은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다. 송 의원은 지난 13일부터 총 5부작으로 제작된 ‘동남권 관문공항 국민검증’ 프로그램을 매일 한 편씩 나흘째 유튜브를 통해 연재 중이다. 이재희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정헌영 부산도시공학과 교수, 박영환 한국항공소음협회 회장 등 전문가들이 출연해 김해공항 확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형식이다. 

동남권 신공항은 지난 2006년 시작돼 논란 끝에 지난 2016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난 사안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PK지역에서 모두 당선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올해 2월 부산을 찾았던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 시민들이 신공항에 대해 제기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국토부 차원에서 합의가 어려울 경우 총리실로 논의기구를 격상해 결정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이재희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 등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동남권 관문공항 국민검증'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유튜브 캡쳐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이재희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 등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동남권 관문공항 국민검증'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유튜브 캡쳐

송 의원은 김해공항 확장 방안은 ‘거점공항’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관문공항’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관문공항은 인구수송을 포함해 물류기능을 갖춰야 하지만, 입지확보가 어려운 김해공항은 물류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부처가 과거 내렸던 결정을 ‘번복’하기 위한 논거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동남권 신공항을 처음 내세운 노무현 정부가 ‘관문공항’의 필요성을 명분으로 삼았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물론 안전과 소음 등 기존에 지적됐던 문제도 함께 언급했다. 송 의원의 지역구가 인천인 만큼, 지역 이기주의 논란에서 자유롭고 ‘국가적 중대사’라는 점이 강조되는 측면도 있었다. 

민주당 부산지역 인사들도 적극적으로 가덕도 신공항 유지를 이번 총선의 공약으로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침체된 부산지역의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의 한 관계자는 “한아세안 정상회의 부산 유치 등 정부차원에서 많은 선물을 안겼지만 정작 시민들은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도 “가덕도는 다르다. 동남권 물류와 관광 중심지 육성의 마침표가 신공항이고 모든 부산시민의 염원”이라고 했다.

과반 이상을 목표로 하는 민주당 입장에서 PK지역은 매우 중요하다. 부산ㆍ경남에서 승리할 경우, 과반은 물론이고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을 대구ㆍ경북 지역으로 고립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PK지역이 문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임을 감안하면, 후반기 국정동력 확보 및 정권재창출의 가능성까지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당 인사들도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PK지역을 꼽고 있다. 과거에는 보수진영의 텃밭이었지만,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흔들리고 있는 PK민심에 우려가 적지 않다. 전날 부산 강연에 나선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대선의 관건은 PK다. TK는 우리 쪽을 대부분 지지하게 될 것이고 PK지역이 스윙보트 지역이 될 것”이라며 “견고하게 지지층이 있던 지역인데 표심이 흔들리고 있다. 지금은 기초단체장의 65%가 민주당”이라고 했다.

이번 총선과 관련해서는 “양산 2군데, 김해 2군데, 창원성산, 진해, 거제가 우리가 힘든 지역이 돼 버렸다”며 “경남만 봐도 9곳이 흔들리는 지역이다. 자칫하면 전국 선거에서 (한국당이) 70석 채우기가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17번을 PK에 왔다. 흔들고 있다”며 “PK에서 (불출마 선언이) 많은 것은 선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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