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총선출마설’이 돌았던 주요 공공기관장들이 공직자 사퇴시한을 앞두고 줄줄이 사표를 던졌고 본격적인 선거 준비 행보에 나섰다.  

4월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들의 사퇴 시한이 어제(16일)자로 만료됐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정치인 출신인 공공기관장들 사이에서 줄줄이 사퇴 행보가 이어졌다.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강래 전 도로공사 사장, 이상직 전 중소기업벤처진흥공단 이사장, 김형근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공공기관장으로 선임될 당시, 이른바 ‘정피아(정치+마피아)’ 꼬리표를 달았던 인사들이다. 기관의 업무 관련한 경험이 없는데다 친(親) 정권 인사로 분류돼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향후 총선을 준비하기 위한 ‘경력쌓기용’이 아니냐는 뒷말도 적지 않았다. 특히 김성주 전 이사장의 경우, 자신의 전 지역구인 전주에 본사를 둔 국민연금의 이사장으로 선임돼 더욱 따가운 시선을 받은 바 있다.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 였다. 이들은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중도 하차했다. 흔한 사퇴의 변도 찾기 어려웠다. 사실 예상됐던 일이었던 만큼 이들의 사퇴가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개인의 선택을 탓하기도 어렵다. 

다만 갑작스런 경영 공백으로 조직은 불가피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기관들은 급하게 직무대행 체제를 가동시켰지만 제대로 된 의사 결정이 진행될 리 만무하다. 상당한 업무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기관장이 사퇴한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출마설이 돌았던 터라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당분간 어수선할 것 같다”고 말했다.

후속 인선이 빠르게 진행될지 미지수다. 최근 총선을 앞두고 공직 사회에선 그야말로 ‘사퇴 러시’가 이어졌다. 청와대, 정부 부처는 물론, 공공기관 주요 고위 공직자들이 줄줄이 사의를 표명했다. 메워야 하는 경영 공백이 한 두 곳이 아닌 셈이다. 적절한 인사들을 찾기도 쉽지 않아 후속 인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공공기관은 국민의 혈세가 투입돼 운영되는 곳이다. 각 공공기관들의 공적 업무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한 만큼, 기관장이 자신의 직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주길 국민들은 바란다. 하지만 최근 총선행을 결정한 이같은 기대에 상응하는 책임감을 보였는지는 여러모로 의구심이 남는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지만 기관장 후속 인선은 진행이 될 것이다. 이번에 ‘관피아’, ‘정피아’ 등 구태 낙하산 인사가 또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현 정부의 혁신 기조가 인사에도 반영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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