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가드', '예스' 등 속옷 브랜드를 운영하는 좋은사람들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불거지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 좋은사람들
'보디가드', '예스' 등 속옷 브랜드를 운영하는 좋은사람들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불거지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 좋은사람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한동안 잠잠하던 좋은사람들의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1년 만에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500억원대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수혈로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나서는 좋은사람들에게 경영권 분쟁 리스크가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 경영권 분쟁 2라운드?… 커지는 소액주주 불안감

‘보디가드’, ‘예스’ 등의 속옷 브랜드를 보유한 좋은사람들이 또 다시 내홍에 휩싸였다. 최근 좋은사람들은 ‘현 경영진의 업무상 횡령 및 배임혐의 고발설’에 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요구에 대해 “대표이사 등에 대한 고발장 접수를 확인”했다고 답했다. 20일 공시와 좋은사람들의 말을 종합하면 조민 전 대표이사(총괄 사장), 양용석 고문은 회사와 대표이사 등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지난 10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다만 구체적인 고발 내용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아직 고발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알린 좋은사람들은 “전 경영진은 지난 3월 이종현 대표이사 취임 이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내부적인 경영권 갈등을 야기해 회사 운영에 지장을 주고 있다”면서 “해당 고발인에 대하여 필요한 법적조치 등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좋은사람들의 전‧현직 경영진들이 충돌한 건 1년여 만이다. 지난해 초 좋은사람들은 새롭게 최대주주(11.69%)에 오른 제이에이치W투자조합과 경영권 분쟁을 빚었다. 경영권 인수 의도나 자금조달 방식 등을 놓고 양측의 이해관계가 엇갈렸다. 하지만 주총을 목전에 두고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아 이종현 대표 체제를 맞을 수 있었다. 현재 좋은사람들을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의 최대주주인 제이에이치리소스 대표이기도 하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2016년 개성공단 폐쇄 후유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좋은사람들에게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6일 앞서 예고됐던 5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좋은사람들은 해외 생산 공장을 키워 원감절감에 나서려던 참이다. 업계에 따르면 조달자금 대부분은 베트남 하이퐁과 캄보디아 프놈펜 등 동남아시아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인건비 등 감소로 매출원가율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자본 시장에서 잠재적 리스크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 유증으로 인해 주주 가치 하락 우려를 안게 된 소액주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경영진 횡령·배임 이슈는 상장폐지로도 이어질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주주들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오가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39억원의 영업손실이 쌓여 1년 만에 다시 적자 전환 가능성이 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주주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는 형국과 마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좋은사람들 관계자는 “회사 전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혐의에 관한 내용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사안을 면밀히 검토해 모든 법적 조치를 통해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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