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총괄하는 무선사업부장… 수익성 개선·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필요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사장) /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사장) /삼성전자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이번 삼성전자의 정기인사에서 눈여겨 볼 인사는 무선사업부 사령탑을 맡은 노태문 사장이다. 그간 무선사업부장은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이 겸임했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역할을 나눴다. 52세의 젊은 리더인 노 사장 앞에 스마트폰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익성 확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있다.

지난 20일 삼성전자는 2020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무선사업부장으로 승진시켰다. 무선사업부장은 삼성 스마트폰 개발을 총괄하는 사실상의 ‘사령탑’이다. 

노 사장은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이끌어온 스마트폰 개발 전문가다. 2017년부터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역임하면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노 사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제조자개발생산’(ODM) 확대를 주도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IM부문은 스마트폰과 PC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와 통신장비 사업을 담당하는 ‘네트워크 사업부’로 나뉘어 있으며, 기존 무선사업부장은 고동진 사장이 겸임하고 있었다. 이에 무선사업부장은 스마트폰 개발과 영업, 마케팅을 총괄하는 자리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장(사장)이 겸직하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자리에 한종희 당시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부사장을 앉힌 바 있다. CE부문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이번 인사에서 무선사업부장 자리가 노 사장에게 넘어가면서 IM부문은 ‘투톱’ 체제가 됐다. 이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이번 인사를 발표하면서 “52세의 젊은 리더로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참신한 전략을 제시하고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힌 것을 보더라도, 삼성전자가 노 사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시장 침체와 스마트폰의 성숙기로 인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에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8년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14억2,970만대로 전년도 15억800만대에 비해 감소하면서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삼성전자도 이같은 영향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줄고 있지만, 5G(5세대 이동통신)와 폴더블폰 출시로 인해 마케팅 비용은 증가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7,000만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분기(8,500만대)와 전년 동기(7,800만대)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IM부문 영업이익도 2018년(10조1,700억원)에 비해 감소한 9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5G 스마트폰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제조사들이 지속 5G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어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연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삼성전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삼성전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삼성전자

게다가 거세게 추격해오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와의 결전도 치러야 한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으면서도 중국 시장에서 거침없이 치고 나가고 있다. 인구 1위의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그간 수익을 내지 못한 것도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의 성장 때문이었다.

중저가폰의 최대 시장은 중국 외에도 인도가 있다. 인도는 전세계 인구 2위의 큰 규모의 시장이지만, 중저가폰 라인업이 빈약할 경우 고전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2018년부터 샤오미에 밀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제조사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원가 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눈을 돌렸다. 지난해 기존의 스펙·기술 중심의 프리미엄폰을 내놓으면서 갤럭시A, 갤럭시M 등 중저가 라인업 개편에 나서며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거론된 것이 ODM 생산이고, 갤럭시A6s의 ODM 방식 생산을 주도한 것도 노 사장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지난해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를 판매해 화제를 모았으나, 폴더블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폴드에 비해 내달 공개될 ‘갤럭시Z 플립’이 얇고 저렴하지만, 소비자들이 폴더블폰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단계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50대 노태문 사장’ 앞에는 스마트폰 시장 경쟁의 심화로 약화된 수익성 개선, 중국 제조사와 맞서기 위한 원가 절감, 초기 단계인 폴더블폰 시장 안착 등의 다양한 과제가 놓여 있는 상황이다.

한편 노 사장의 공식 데뷔 무대는 내달 열릴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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