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2 08:35
강원랜드 사외이사 향한 ‘철퇴’의 거센 후폭풍
강원랜드 사외이사 향한 ‘철퇴’의 거센 후폭풍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0.01.22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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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전직 사외이사를 향한 손해배상 책임이 거센 후폭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강원랜드 전직 사외이사를 향한 손해배상 책임이 거센 후폭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부적절한 의사결정으로 강원랜드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던 전직 사외이사들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전직 사외이사들의 배상금 감액이 무산된 가운데, 태백시에 대한 구상권 청구 소송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 부메랑 돼 돌아온 결정

강원랜드 전직 사외이사들을 둘러싼 논란의 출발점은 2012년이다. 당시 강원랜드는 태백시가 운영 중이던 오투리조트가 심각한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기부금 형태로 150억원을 지원했다.

강원랜드는 이에 앞서도 오투리조트를 지원했다가 모두 손실 처리한 전력이 있었다. 또한 150억원을 지원한다 해도 오투리조트가 살아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거센 지역 여론을 등에 업은 지역사회 측 사외이사 7명이 이사회 의결을 주도하고 찬성표를 던지면서 지원이 결정됐다. 당시 강원랜드 이사회는 12명으로 구성돼 있었으며, 이 중 최흥집 전 사장 및 김성원 부사장은 기권표를 행사했다.

결과적으로 강원랜드의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됐다. 경영난이 계속된 오투리조트는 2014년 법정관리에 돌입했고, 2016년 부영그룹에 매각됐다.

강원랜드의 이 같은 지원 결정은 감사원의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2014년 3월, 감사원은 이사회 의사결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해당 안건에 반대하지 않은 이사를 해임하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라고 강원랜드에 통보했다.

이에 강원랜드는 해당 안건에 찬성한 7명의 사외이사 및 기권한 최흥집 전 사장과 김성원 부사장 등 9명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모두 이들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상법이 정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배했다는 것이었다. 다만, 대법원은 기권표를 행사한 두 사내이사에겐 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봤다. 결국 7명의 사외이사들은 30억원의 연대 배상책임을 마주하게 됐고, 소송이 길어진 데 따른 이자까지 포함하면 그 액수는 60억원을 훌쩍 넘겼다.

◇ 끝내 피하지 못한 배상책임

각각 수억원대의 배상책임을 떠안게 된 사외이사들은 억울함을 토로하며 태백시에 구상권 소송을 제기했다. 태백시는 발단이 된 강원랜드의 150억원 지원 결정 당시 “배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사외이사들에게 한 바 있었다.

태백시 등 지역사회도 대응에 나섰다.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의 책임경감안’을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만약 이 안건이 통과될 경우 해당 사외이사들의 배상책임은 크게 줄어들 수 있었다.

지난해 8월 강원랜드 이사회 측에 요구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재차 법원에 요청한 것이 받아들여지면서 임시 주주총회는 개최될 수 있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지난 10일 열린 강원랜드 임시 주주총회에서 태백시 등 지역사회의 계획은 헝클어지고 말았다. 지역사회의 지분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인 한국광해관리공단이 해당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지역사회의 거센 요구와 압박이 있었지만, 광해관리공단 이사회는 “공공기관 이사가 감사원 및 대법원의 판단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며 반대 의사를 결정했다.

결국 강원랜드 전직 사외이사 7명은 이제 손해배상 책임을 면하거나 경감시킬 방법이 모두 사라졌다. 남은 것은 단 하나, 태백시에 대한 구상권 청구다. 강원랜드 임시 주주총회 결정을 기다리기 위해 잠시 중단됐던 구상권 청구 소송은 다음 달 초 재개될 예정이다.

도의적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든 태백시 역시 구상권 청구에 따른 책임을 마냥 회피하지 않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해당 확약서가 시의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데다, 또 다른 배임 문제가 될 수 있어 변수는 남아있다.

이와 관련해 강원랜드 인근 지역사회의 여론은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다. 반면, 지나친 지역이기주의가 낳은 자업자득의 결과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제개혁연대는 강원랜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부적절한 의사결정으로 감사원 해임 통보를 받고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로 손해배상책임까지 부담하게 된 이사들이 주주 동의에 의한 책임 감경 대상이 돼야 하는지 극히 의문”이라며 “이번 임시 주주총회 소집은 태백시 등 지자체와 법인 주주들이 자신이 선임한 사외이사들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강원랜드의 손실은 무시하고 사외이사의 이익만 생각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강원랜드의 이익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만약 통과될 경우 강원랜드는 일부 지자체 및 법인 주주들의 이익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기업으로 인식돼 시장의 신뢰 하락까지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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