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문가 추정치, 中 발표 보다 높아… 사스 축소·은폐 전력에 곱지 않은 시선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서 최초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인 일명 ‘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총 6명으로 늘어났다. 국내에서도 ‘우한 폐렴’ 확진자 및 유증상자가 발생해 질병관리본부가 검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우한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입국자들이 비행기에서 하기 한 직후 열감지카메라가 설치된 검색대를 통과해야만 입국장으로 들어올 수 있다. /뉴시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서 최초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인 일명 ‘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 22일 밤 기준 총 17명으로 늘어났다. 국내에서도 ‘우한 폐렴’ 확진자 및 유증상자가 발생해 질병관리본부가 검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우한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입국자들이 비행기에서 하기 한 직후 열감지 카메라가 설치된 검색대를 통과해야만 입국장으로 들어올 수 있으며, 입국장에서도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가 원인으로 알려진 ‘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17명으로 늘어났다. 하루 새 10명 이상이 급증한 것이다. 확진자도 대폭 늘어났다.

우한(武漢)시가 위치한 중국 후베이(湖北)성 정부는 지난 22일 밤 기자회견을 열고 후베이성 내 신종 Co-V 확진자가 444명으로 늘었고, 이 중 17명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 전역의 신종 Co-V 확진자는 540명을 넘어섰다.

이에 우한시는 신종 Co-V 전염을 최소화하고자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공공장소 입장이 제한되며, 이를 무시하고 공공장소에 들어가려 한다면 관련 주관 부문이 법에 따라 처벌된다.

동시에 시를 드나드는 차량 탑승자의 체온 측정을 실시하고 있다. 발열 증상이 감지되는 의심환자는 검사를 위해 바로 지정 병원으로 보낸다.

또 우한시는 야생동물의 시 진입을 금지하고 불법으로 동물을 운송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를 강력히 단속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중난산 중국 국가보건위원회 고위급 전문가팀장은 “신종 Co-V에 감염된 폐렴 환자 1명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의료진 14명이 감염된 것으로 최종적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신종 Co-V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에 해당하는 ‘을류’ 전염병으로 지정하고 대응은 흑사병, 콜레라와 같은 ‘갑류’ 전염병 수준으로 상향했다.

중국의 이러한 대응에도 외부 시선은 곱지 않다. 중국 당국이 이번 상황을 실제보다 축소 발표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중국이 지난 2003년 ‘사스’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당시 상황을 축소·은폐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의 한 연구기관은 신종 Co-V 감염자가 1,700명, 홍콩대 전염병 역학통제센터는 1,500명에 이를 것이란 추정치를 내놓았다.

외부 전문가들이 신종 Co-V와 관련해 중국 당국의 발표치보다 높은 추정치를 내놓자 인접국뿐만 아니라 미국까지 공항과 항만 등 입국장 검역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나섰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화권 최대 명절 춘절(春節·24∼30일)을 앞두고 민족 대이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에 공항이나 항만 입국장에서 감염자를 색출하지 못할 시엔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치닫게 될 것을 우려해서다.

중국 우한 지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최초로 발병된 후 중국 전역 및 타국으로 확산함에 따라 우리나라 보건당국도 검역 관리 강화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8일 오전 경기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검역 당국 관계자가 열화상 감지 카메라로 중국발 여객선 입국자들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중국 우한 지역이 위치한 후베이성에서 신종 Co-V 감염자 및 사망자가 잇따라 늘어나고 있어 국내 입국장 검역이 한층 강화됐다. 사진은 지난 8일 오전 경기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검역 당국 관계자가 열화상 감지 카메라로 중국발 여객선 입국자들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우한발 직항 노선 게이트 외 인천·김해 등 공항·항만 입국장 검역도 실시

한국은 신종 Co-V가 우한에서 발병해 인접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하던 초기에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오는 우한발 직항편에 대해서만 게이트 검역을 실시했다. 그러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지속해 증가세를 보이자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일 감염병 재난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신종 Co-V 유행 초기에 실시하던 게이트 검역뿐만 아니라 입국장에도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 검역을 한층 강화했다. 이는 우한 직항 노선을 이용한 입국자 외에 중국 난징·칭다오, 태국 방콕 등에서 온 여행객까지 검역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김포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역시 검역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국장 곳곳에는 ‘중국 우한시 방문·체류·여행객의 경우 건강 상태 질문지를 제출하라’는 알림판이 곳곳에 세워졌고, 검역관들은 열화상 카메라를 주시하며 고열 환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김해공항 검역소는 신종 Co-V 발원지인 우한이 위치한 중국 후베이성을 잇는 직항 노선은 없지만, 중국 내 다른 노선 등 제3지역 경유 입국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방역을 한층 강화했다.

제주공항은 춘절 시즌 중화권 관광객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초비상 사태에 돌입했다. 국립제주검역소는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상하이·닝보·항저우 등에서 출발한 10여편의 항공기 이용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발열 감시를 실시했다.

항만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고 검역을 실시 중이다. 특히 인천항은 중국 10개 도시를 연결하는 국제 카페리가 운항되고 있어 일명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소상공인들 출입이 많다. 보따리상은 여러 곳을 이동하며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기 때문에 우한 지역을 방문하지 않았다하더라도 경계 대상에 포함된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은 인천항에 비해 중국인 입국이 적은 편이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검역을 철저히 실시하고 있다. 사드 보복 이전까지는 크루즈선을 이용해 부산항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 입국이 많았지만 지금은 대폭 줄어든 상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 해외를 다녀온 후 14일 이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귀국자는 질병관리본부 콜센터로 연락해 조치를 받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국내 의심환자 21명은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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