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의 공포가 중국을 덮치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의 공포가 중국을 덮치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사로잡히며 사뭇 들뜬 분위기에 휩싸였던 유통업계의 표정이 굳어지고 있다. 춘절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인 ‘우한 폐렴’ 공포가 중국 대륙에 확산되면서 모처럼 불어 닥친 훈풍이 금새 사라질 상황에 놓였다.

◇ 춘절 대목 앞두고… 中 ‘우한 폐렴’과의 전쟁 선포

유통업계가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한중관계가 회복의 급물살을 타면서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서 우한 폐렴 복병을 만나 긴장하고 있다.

발병지인 중국은 비상이 걸린 상태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재현되는 걸 방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발병 원인이나 감염 경로 등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우한 폐렴을 사스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은 차상급 전염병으로 지정할 만큼 심각하게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한 폐렴으로 17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후베이성은 우한시에서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들어갔다. 우한시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공공장소에 들어오면 법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후베이성 지역방송 앵커가 마스크를 쓰고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한 장의 사진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중국 대륙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우한 폐렴으로 인해 국내 유통업계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한 식품 기업 임직원 5,000여명이 한국을 찾는 등 모처럼 켜진 한중 관계 해빙 청신호가 우한 폐렴으로 인해 다시 적신호로 바뀌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내에서 도시 간 이동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번지면서 자칫 춘절(24~ 30일)에 한국을 찾는 관광객도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인센티브 관광객 특수로 들뜬 유통가… ‘복병’에 촉각

한 면세업 관계자는 “좀 더 사태를 지켜봐야겠지만 대목인 춘절을 앞두고 이런 일이 생겨 일말의 불안감이 드는 건 사실”이라며 “외교 보다 불가항력 측면이 강한 질병 문제라 안심하기 힘들다. 부디 사드나 메르스 수준으로 일이 커지기 전에 사태가 마무리 돼 현재의 순항이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이달 16일까지 중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5%, 42.6% 증가했다. 면세점과 같은 건물을 쓰는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의 경우 1월 중국인 매출이 무려 75.9%까지 늘었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면세점 명동점을 방문한 지난 11일 하루 동안만 관련 매출은 전년 동일 대비 104.4% 뛰었다. 춘절 연휴 더 많은 중국인 고객들이 내방할 것이라 보고 관련 마케팅에 심혈을 쏟고 있는 유통업체들로서는 복병을 만난 셈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국내에서는 확진자가 없어서 다행으로 여기고 있으며 계속해서 관련 뉴스를 모니터링 하며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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