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이 회사 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태영건설 홈페이지 갈무리
태영건설이 회사 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태영건설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태영건설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경영 전문성과 투명성을 증대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두고 지분율을 지속 확대하며 경영참여 의사를 밝힌 사모펀드 ‘머스트자산운용’의 압박이 주요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태영건설 측은 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태영건설은 건설업을 영위하는 존속회사 태영건설과 신사업투자 목적의 신설회사이자 향후 그룹 내 지주사 역할을 하게되는 티와이홀딩스(가칭)로 분할한다고 22일 밝혔다. 분할기일은 오는 6월 30일이며 태영건설은 오는 5월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을 최종 승인받을 예정이다.

태영건설은 이번 분할 목적을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업지배구조 강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분할 후 종속회사인 태영건설은 기존 건설업에 집중하고, 분할신설회사인 티와이홀딩스는 신규사업 투자 등 투자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경영 효율성 및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사모펀드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이 지주사 체제 전환에 있어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간 사모펀드 머스트자산운용이 태영건설 지분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머스트자산운용이 2017년 4월 태영건설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후 꾸준히 지분율을 늘려왔다. 지난해 8월에는 지분율을 기존 12.12%에서 15.22% 늘린 데 이어 지난해 말 지분율을 재차 15.85%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해 8월 지분을 확대할 당시 취득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태영건설의 지배구조 전환을 이끌어내기 위해 운용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지난해 12월 지분 확대 당시에는 지주사 전환과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거버넌스위원회’ 설치를 태영건설 측에 공식 제안한 바 있다.

향후 지배구조 관련 안건이 오너일가와 투자자간 표결로 이어질 경우에도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외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8.3%다. 현재 머스트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투자자의 지분율은 30.79%다.

특히 특수관계인 지분 중 서암학술장학재단이 7.5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서암학술재단은 태영건설의 창업주인 서암 윤세영 명예회장의 ‘서암’을 딴 그룹 내 공익재단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집단 소속 공익재단의 의결권 행사 제한을 추진 중인데, 실제 의결권이 제한될 경우 오너일가의 의결권 있는 지분율은 30.75%로 줄어든다. 투자자 지분율 대비 낮아지는 셈이다.

태영건설은 사모펀드의 압박에 의한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해석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있다. 태영건설이 기존 그룹 내 지주회사 역할을 도맡아 온 만큼 사업 경쟁력에 있어 한계가 있었고, 향후 지주사와 사업회사를 분할해 건설업에 집중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태영건설은 기존 그룹 내 사업회사와 지주회사 역할을 모두 도맡아 왔다”며 “태영건설이 기존 건설업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지주사 역할을 수행할 회사를 설립해 분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성장 기조와 건설업계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업의 전문성을 더하자는 취지”라며 “머스트자산운용의 압박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