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2분기 줄줄이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국내 항공사들이 연초부터 중국발 ‘우한 폐렴’ 대외 악재에 줄줄이 일부 중국 노선을 운항 중단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항공업계에 난기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엔 중국 우한(武漢)시에서 최초 발병한 원인 불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 감염으로 인한 폐렴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실제 중국으로 출국하는 여객수가 올해 1월 1일부터 매주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일부 국내 항공사는 취항 중인 중국 노선 전체에 대해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항공업계의 1분기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 1월 中 여행객 수 매주 감소세… 업계 “정부 발표 주시 중”

28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는 4,515명이며 사망자는 10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대비 확진자는 1,771명, 사망자는 26명 늘어난 것으로 우한 폐렴 확산이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우한 폐렴 의심 환자는 약 7,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 중화권 국가인 홍콩에서 8명, 마카오에서 7명, 대만에서 5명 등 우한 폐렴 확진자가 확인 됐으며, 국내에서도 네 번째 확진자가 확인돼 보건당국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우한 폐렴이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하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중국 여행을 계획했던 여행객들은 항공편을 취소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여파에 이번달 1주차부터 4주차까지 매주 중국과 홍콩·마카오·몽골 등지로 출국하는 여객수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항공통계 사이트 에어포털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인천발 중국 및 홍콩·마카오·몽골로 출국한 여객수는 1월 1일~7일과 8일~14일 약 8만5,000여명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1월 3주차인 15일~21일은 해당 지역으로 출국한 여객수가 7만9,000여명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으며, 22일~28일 기간에는 동일 노선 출국자 수가 약 5만8,000여명까지 급락했다.

항공업계 관계자 A씨는 “에어포털 실시간 통계 시스템은 오차범위가 커 참고용으로만 보면 된다”면서도 “최근 중화권 여객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설 연휴 기간에도 취소 항공권이 적잖이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 공포가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뉴시스
우한 폐렴 공포가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악재는 항공업계에도 직격타를 가했다. /뉴시스

일부 중국 노선에 대해 잠정 운행 중단을 발표하는 항공사도 늘고 있다.

가장 먼저 티웨이항공은 지난 21일 인천∼우한 노선 신규 취항 연기를 선언했으며, 현재 중국 노선의 운항 중단 및 스케줄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대한항공이 지난 24일 중국 당국이 우한 공항의 모든 항공편에 대해 운항 불가 결정을 내린 것에 따라 주 4회(월·수·금·일) 운항하던 인천~우한 항공편을 오는 31일까지 운휴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내용을 해당 항공편 예약 승객에게 안내하고, 2월 이후 우한 노선 및 중국 노선 운항 등과 관련해 검토를 하고 있으며, 중국 당국 및 국내 보건당국 조치 사항과 연계해 결정할 예정이다.

에어서울은 28일 ‘취항 중인 중국 노선 전체에 대해 잠정 운항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현재 에어서울이 취항 중인 중국 노선은 △인천~장자제 △인천~린이 등 2곳이다. 우한 폐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여행객들의 불안이 커지자 안전을 위해 중국 노선 운항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에어서울은 중국 노선에 대해 지난 24일 예약분부터 운항이 재개될 때까지 여정 변경 및 환불 위약금을 면제한다.

중국 17개 지역에 취항 중인 제주항공도 일부 중국 노선을 비운항 하고 나섰다. 제주항공은 앞서 동계기간 동안 5개 노선(△인천·부산~스자좡 △부산~옌타이 △무안~옌지 △대구~베이징)에 대해 운휴를 확정한 바 있으며, 최근 우한 폐렴 문제가 불거지자 △부산·무안~장자제 △무안~싼야 노선을 이번달 29일부터 차례로 비운항하는 것으로 결정 내렸다.

이스타항공도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청주∼장자제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에어부산 역시 △부산~장자제 운항을 28일부터 동계기간이 끝나는 3월 28일까지 잠정 비운항하는 것을 확정했다.

상당수 국내 항공사는 우한 폐렴으로 인해 다른 중국 노선을 추가로 중단할지에 대해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사정이 이쯤되면서 항공업계에선 일본 노선 재개에 대한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 B씨는 “우한 폐렴으로 인해 나아질 듯했던 항공수요가 또 다시 침체기에 빠졌다”며 “올해 1분기도 외부 요인으로 인해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 등 마이너스 성장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일본 노선 정상화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3월부터는 일본 곳곳에서 축제(마츠리)가 열리고 7월말에는 도쿄올림픽이 예정돼 있어 항공업계는 이것만 바라보고 있다”며 “하루빨리 한·일 관계가 회복돼 업계 일본 노선을 증편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당장에라도 일본 노선 증편을 각 항공사별로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다만, 한·일 관계 개선이 더딘 점과 국민들이 일본을 보는 시각이 좋지 않아 공급을 늘려도 수요가 따라올지 미지수라 모두 눈치 싸움을 하고 있어 먼저 나서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