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가 4년 만에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낸다. / 리틀빅픽쳐스 제공
김희애가 4년 만에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낸다. / 리틀빅픽쳐스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국민배우’ 이순재가 인정한 연기력을 소유한 그녀, 김희애. 최근 스크린 열일 행보를 보이던 그녀가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다. 섬세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던 김희애의 능력이 또 한 번 빛을 발휘할 수 있을까.

스크린을 통해선 도전을, 브라운관을 통해선 유독 더욱 섬세한 감정선을 드러냈던 김희애다. 1983년 영화 ‘스무해 첫째날’을 통해 데뷔한 김희애는 MBC 드라마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1990)를 통해 주체적인 여성으로 살길 원하는 첫째 딸 역할을 안정적으로 소화, 해당 드라마를 통해 김희애는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연기파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이를 시작으로 김희애는 끊임없이 ‘여자’로서의 삶과 감정을 대변하는 다양한 캐릭터와 작품들로 자신만의 색깔있는 필모그래피를 구축해나갔다. 특히 그녀의 드라마 행보에서 ‘결혼’과 ‘사랑’은 빠질 수 없는 핵심키워드다. MBC ‘사랑과 결혼’(1995), KBS2TV ‘아내’(2003), SBS ‘눈꽃’(2006~2007), JTBC ‘아내의 자격’(2012) 등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김희애는 여성으로서의 현실적인 삶을 대변하는가 하면, 사랑에 직진하는 모습 등을 통해 여성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을 충족시키며 큰 사랑을 얻었다.

SBS '내 남자의 여자'를 통해 희대의 불륜녀에 도전, 섬세한 연기력으로 캐릭터와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며 존재감을 드러낸 김희애 / SBS '내 남자의 여자' 방송화면 캡처
SBS '내 남자의 여자'를 통해 희대의 불륜녀에 도전, 섬세한 연기력으로 캐릭터와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며 존재감을 드러낸 김희애 / SBS '내 남자의 여자' 방송화면 캡처

무엇보다도 김희애의 특유 섬세한 감정연기는 오랜 시간 꾸준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그녀만의 이유 중 하나다. SBS ‘내 남자의 여자’(2007)를 통해 유부남을 유혹해 불륜에 빠지는 희대의 불륜녀 ‘이화영’ 역을 맡는 파격적인 도전에서도 김희애는 섬세함을 놓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의 가시돋힌 말들 속에서도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으며 끊임없이 김상중(‘홍준표’ 역)의 사랑을 갈구하는 김희애의 살아 숨 쉬는 감정연기는 시청자들의 분노게이지를 더욱 상승시키며 드라마에 한층 깊이 빠져들게 만들었다.

김희애의 밀도있는 감정신이 담긴 작품에 JTBC ‘밀회’가 빠질 수 없다. ‘밀회’는 ‘멜로대가’ 안판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성공을 위해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예술재단 기획실장과 재능을 모르고 살아온 천재 피아니스트의 음악적 교감과 애틋한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해당 작품을 통해 김희애는 유아인과 스무 살 나이차를 뛰어넘는 치명적 멜로 연기를 선보이며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단순 유아인과의 멜로 케미로 ‘밀회’가 김희애의 인생작으로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 ‘밀회’를 통해 김희애는 금지된 사랑에서의 흔들리는 ‘여성’으로서의 감정과, 성공했다고 믿었으나 그게 아님을 깨닫는 ‘중년’으로서의 심리를 동시에 그려내며 자신의 연기력을 다시금 실감케 만들었다. 이에 “이건 특급 칭찬이야” “놓치지 않을 거예요” 등 해당 작품을 통해 탄생시킨 그녀의 유행어를 통해 ‘밀회’ 속 그녀의 활약은 지금까지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곤 한다.

스무살 나이차를 이겨낸 멜로 호흡을 유아인(사진 오른쪽)과 선보인 김희애 / JTBC '밀회' 홈페이지
스무살 나이차를 이겨낸 멜로 호흡을 유아인(사진 오른쪽)과 선보인 김희애 / JTBC '밀회' 홈페이지

그런 그녀가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지금껏 걸어온 자신의 필모그래피 색깔과 일맥상통하는 작품 선택으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더하고 있는 바. JTBC 새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통해서다.

2020년 상반기 방영 예정인 JTBC ‘부부의 세계’는 ‘이태원 클라쓰’ 후속작으로,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복수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폭발하는 애증 속에서 죽을힘을 다해 서로의 목을 조이는 부부의 치열한 복수가 밀도 있게 그려질 전망이다. 2018년 시청자들의 극찬을 얻었던 JTBC 드라마 ‘미스티’ 모완일 감독과 tvN ‘변혁의 사랑’ 주현 작가가 손을 맞잡으며 웰메이드 작품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그간 소화한 작품들이 입증하는 ‘연기장인’ 김희애가 합세하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극중 김희애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선우’ 역을 맡았다. 남편의 배신을 알고 절망의 끝까지 떨어졌다가 처절한 복수를 다짐하게 되는 인물로, 또 한 번의 섬세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연기력을 기대케 만들고 있다.

몰입력 있는 전개를 예고하는 스토리와 섬세한 김희애의 연기가 만났다. 김희애의 ‘4년 만의 복귀’,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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