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자 판호 발급 기대했던 게임사, ‘신종 코로나’ 확산에 브레이크

국내 게임사들이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던 업계에서는 다소 아쉬운 반응이 나온다. /뉴시스‧AP
국내 게임사들이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던 업계에서는 다소 아쉬운 반응이 나온다. /뉴시스‧AP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국내 게임사들에 다시 한 번 악재가 덮쳤다. 중국 출장을 자제하고 최대한 방역에 집중한다는 방침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바이러스의 기세에 올해 상반기 업계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사그러드는 분위기다.
 
국내 대형게임사인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감염 예방을 위해 손 소독제, 향균티슈 등을 배치하고 직원들의 출장을 자제시키는 등 감염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넥슨은 예정된 중국 출장을 모두 중단했고 엔씨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예방수칙 및 이상증상 발현 시 행동절차를 안내했다. 1회용 마스크, 손소독제, 비접촉 체온계 등을 비치하고 감염 우려 지역에 대한 출장도 잠정 중단했다.
 
넷마블도 본사 각 층마다 손소독제, 마스크, 비접촉 온도계를 배치하고 직원들이 몸 상태가 의심될 경우 지하 1층 헬스케어센터에서 상주하고 있는 보건관리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넥슨, 엔씨와 마찬가지로 중국 지역의 출장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오는 2월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2020 타이베이 게임쇼(이하 TGS)’ 참가와 관련해 넷마블 관계자는 “대만 법인 중심으로 전반적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본사 인력은 최대한 출장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으며 본사 인력의 행사 지원은 최소화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스포츠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오는 2월 5일 ‘2020 우리은행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의 개막을 앞두고 있는 라이엇게임즈는 무기한 무관중 경기를 치른다고 밝혔다.
 
경기를 위해 현장을 찾는 선수와 관계자들의 감염 및 전염 방지를 위한 각종 대책도 수립해 시행할 예정이다. 오는 30일 진행할 예정이었던 LCK 개막 미디어데이도 취소했다.
 
무관중 경기 해제 시점은 정하지 않았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선수, 관람객, 관계자들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인 만큼 선제적인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적용되는 조치들에 대해 수시로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각 게임사들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시진핑 국가 주석이 방한하면 올해 안으로 외자 판호 발급에 대한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경우, 백신 개발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데다 빠른 속도로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어 잠잠해지는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현지 상황이 어느정도 수습된 이후에도 중국 의료시스템 재점검 등 시급하게 해소해야할 과제들이 남아 있어 시 주석의 올해 상반기 방한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2년여간의 외자 판호 발급 중단으로 중국 시장 진출이 막혀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대만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한국 게임 수출액규모는 총 64억1,149만달러(한화 약 7조546억원)다. 이 중 대만‧홍콩의 수출액 비중은 15.7%로 중국, 미국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최근 들어 대만 게임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입지가 크게 약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매출 비중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게임사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넷마블이 올해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며 TGS 참가 의사를 밝힌 이유도 이런 때문이다.
 
그러나 대만도 30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8명으로 늘어나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대만 방문 및 여행 자제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현지 진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긍정적인 신호들이 있었던 만큼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국내 감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인 만큼 급변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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