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발생 후 '마스크 관련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깨끗한나라가 3년 만에 흑자를 실현했다. / 깨끗한나라
우한 폐렴 발생 후 '마스크 관련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깨끗한나라가 3년 만에 흑자를 실현했다. / 깨끗한나라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깨끗한나라가 2017년 사회적 파장을 낳은 ‘릴리안 악몽’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양새다.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우한 폐렴’ 관련주로 묶이면서 호재를 맞고 있는 가운데, 3년 만에 흑자를 실현하며 새바람이 불고 있다.

◇ 3년 만에 부는 훈풍… 롱런할 수 있을까

2017년 생리대 안전성 문제를 촉발시킨 깨끗한나라가 고무된 분위기에 휩싸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즉 우한 폐렴으로 인해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때아닌 수혜를 누리고 있다. 제지 및 생활용품사 깨끗한나라는 제약사 등과 함께 ‘우한 폐렴 관련주’로 투자자 사이에서 회자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30일 깨끗한나라의 주당 가격은 3,815원으로 장 마감했다. 전일 대비 소폭(3.17%) 내려 앉기는 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2,000원대 박스권에 머물던 깨끗하나라가 하한가에서 벗어난 셈이다.

엄밀히 말해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깨끗한나라는 ‘마스크 관련주’는 아니다. 깨끗한나라는 현재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화장지와 기저귀, 생리대, 물티슈를 주로 취급하고 있지만 마스크는 판매 품목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깨끗한나라는 최근에서야 OEM을 통해 ‘황사방역용 마스크’를 생산해 조만간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우한 폐렴이 발생하기 전부터 마스크 판매를 계획해 왔다”면서 “정확한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물티슈 등 위생용품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실적 개선 소식까지 전해졌다. 30일 깨끗한나라가 잠정 공시한 지난해 실적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43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하며 3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다. 손익 중심의 경영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7월부터 수익성이 좋지 않은 백판지 분야를 담당하는 충북 청주 제지 1호기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등 인력 및 비용 개선 노력이 원가 절감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깨끗한나라는 지난 2017년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생리대 파동’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깨끗한나라가 만든 릴리안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검출됐다고 알려지면서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당해 253억원의 영업적자를 남긴 깨끗한나라는 2018년에도 292억원의 손실을 남기며 후유증에 시달렸다. 7,000억원을 넘어선 연매출은 6,000억 초반대로 급락했다. 국내 생리대 시장에서 12.7%의 점유율을 보유했던 깨끗한나라는 5.5%로 추락했다. 연관 제품인 기저귀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반토막이 나고 말았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다. 지난해 흑자는 어디까지나 ‘허리띠를 졸라맨’ 덕분이지 제품 판매가 증가한 영향은 아니라서다. 오히려 연매출(5,953억)은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우한 폐렴과 같은 질병 이슈는 단발성에 그치는 경향이 강해 일장춘몽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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