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기계가 실적과 해외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하락한 가운데, 공기영 사장이 첫 난관을 마주한 모습이다./현대건설기계
현대건설기계가 실적과 해외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하락한 가운데, 공기영 사장이 첫 난관을 마주한 모습이다./현대건설기계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사장이 첫 난관을 마주한 모양새다. 취임 후 안정적 실적과 재무구조 등을 이어왔지만, 지난해 주춤했던 탓이다. 여기에 미국과 인도 등 해외 법인이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 시장의 점유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설립 후 이어온 호실적에 비해 지난해 다소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현대건설기계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은 2조2,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가량 줄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또한 각각 13%, 35% 감소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 작업의 일환으로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현재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분 33.12%를 보유 중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설립 후 초대 사장으로는 기존 현대중공업 건설장비 부문의 대표를 맡았던 공기영 사장이 선임됐다. 공 사장은 198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후 건설장비 부문의 생산·구매부문장과 인도법인장을 거친 ‘영업통’으로 여겨진다. 공 사장은 2017년 취임 후 매출액 1조8,867억원과 순이익 466억원을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이후 2018년 매출은 3조원대로 늘었고, 순이익은 1,4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실적이 소폭 하락한 데 이어 100%를 밑돌던 부채비율도 지난해 1분기 100%를 넘어섰다. 2018년 말 기준 99.37%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08.74%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9.37%p 늘어난 비율이다.

특히 해외 법인에서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진다. 현대건설기계의 미국, 인도 법인이 순손실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기계의 미국 법인과 인도 법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각각 80억원, 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소폭 하락했다. 중국공정기계협회(CCMA)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건설기계의 중국 시장 굴삭기 점유율은 3.5%로 전년 3.9% 대비 0.4p% 하락했다. 중국 내 현지 업체들이 정부의 수혜를 입고, 공격적 가격 경쟁을 펼쳐 점유율이 하락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중국 내 굴삭기 점유율 상위 10개사 중 중국 현지 업체들의 지난해 점유율은 전년 대비 소폭 늘었다. 반면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 등 국내 기업과 미국의 ‘캐터필러’, 일본의 ‘고마츠’, ‘히타치’ 등의 점유율은 모두 하락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로컬 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이 확대되고, 이에 따른 현대건설기계의 시장점유율이 축소되고 있다“며 ”대안시장을 빠르게 개척하고, 영업망 정비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 업체들이 정부 차원의 수혜를 많이 입고 있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업체들의 점유율도 소폭 하락했다”며 “중국 현지 업체들이 공격적인 가격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에 반해 회사는 가격을 낮추기 보다는 수익성 위주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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