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이 임기 3년차를 소화하게 됐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이 임기 3년차를 소화하게 됐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지부진한 경영정상화와 ‘60대 퇴진룰’로 인해 거취에 관심이 집중됐던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이 자리를 지키게 됐다. 이제 남은 임기는 1년. 남은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있다.

◇ 흑자탈출 실패, 60대 나이 딛고 자리 보전

삼성중공업은 지난 30일 2020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전격 발표했다. 부사장 1명, 전무 1명 등 8명이 승진했다. 비상경영 상황에서 성과주의 인사원칙에 입각해 전년 수준의 인사를 실시했다는 게 삼성중공업 측 설명이다.

이로써 교체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던 남준우 사장은 자리를 지키게 됐다.

남준우 사장은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적자에 빠진 직후인 2017년 12월 ‘구원투수’로 낙점돼 취임했다. 이후 남준우 사장은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주도했으나, 경영정상화를 향한 삼성중공업의 발걸음은 더디게 이어졌다.

취임 직후인 2018년 1월, 남준우 사장은 그해 수주목표와 2019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2018년 수주실적은 목표에 이르지 못했고, 2019년 흑자전환 역시 달성이 요원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4,016억원의 누적 영업손실과 9,952억원의 누적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2018년에 비해 적자 폭이 오히려 더 커졌다.

이처럼 공언했던 경영정상화가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1958년생인 남준우 사장은 어느덧 60대에 접어들었다. 연말 인사 시즌마다 대두되는 이른바 ‘60대 퇴진룰’과 관련해 그의 이름도 빠지지 않고 거론될 수밖에 없었다.

남준우 사장이 다소 아쉬운 성과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킨 배경은 조선업계의 특수성과 더불어 삼성그룹 내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조선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젊고 과감한 변화보다는 경험과 안정감에 무게를 두는 편이다.

또한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물론 전현직 임직원들이 여러 재판에 얽혀있어 임원인사 자체가 늦어졌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안정이 우선인 삼성중공업 수장은 ‘유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상황은 면했지만, 남준우 사장의 어깨는 여전히 무겁다. 임기 마지막 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더 나아가 연임을 바라보기 위해선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해야한다. 이제는 가시적인 경영정상화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다.

비록 지난해 흑자전환은 요원해졌지만, 삼성중공업이 회복세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강도 높은 군살빼기는 이미 완료됐고, 수주절벽 여파에서도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준수한 수주실적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업황회복 및 수주호조가 기대된다. 업계에서도 삼성중공업의 올해 흑자전환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변수 또한 없지 않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도 뜻밖의 계약취소 및 소송결과 등으로 상당한 손실을 반영한 바 있다. 흑자전환이 시급한 상황에서 더욱 뼈아픈 악재였다.

만약 삼성중공업이 올해 마침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경우 남준우 사장은 연임을 바라볼 여지도 생기게 된다. 전임 박대영 사장 역시 ‘60대 퇴진룰’을 깨고 5년간 수장 역할을 맡은 뒤 64세에 물러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변수가 있지만, 올해는 조선업계의 업황이 더욱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며 “수주실적이 실제 성과로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조선업계 특성상 경영지표의 회복세도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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