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신학철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LG화학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냈다. 석유화학 부문의 시황 둔화와 일회성 비용인식 여파로 수익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실적 개선의 과제를 짊어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해 1월부터 회사를 이끌어왔다. 미국 3M 수석부회장 출신인 그는 LG화학이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CEO다. LG화학은 기존 석유화학업 위주의 사업에서 탈피해 신소재, 배터리,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 등을 아우르는 종합화학·첨단소재·바이오 기업으로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인사를 영입한 것이다. 

하지만 취임 첫해 실적은 아쉬움을 사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등 각종 악재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회사의 실적이 부진했던 탓이다. 

LG화학은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956억원으로 전년보다 60.1% 감소했다고 3일 밝혔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761억원으로 전년보다 75.2% 급감했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은 28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대 매출 규모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부진했던 것이 전체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날 LG화학은 작년 4분기 영업손실 2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568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원료와 최종제품의 가격차이) 축소와 ESS 화재에 따른 충당금 등으로 수익성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차동석 부사장은 실적 부진 관련해 “연간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도 전지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세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ESS 관련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전사 이익 규모가 축소됐다”고 전했다. 다만 “석유화학부문의 계절적 비수기 및 시황 악화에도 견조한 수익성 유지, 전지부문의 BEP에 준하는 실적 달성 등 의미 있는 성과도 거뒀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신 부회장은 취임 2년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올해는 실적 개선이 더욱 절실해진 실정이다. 신 부회장은 사업구조 개편과 미래 사업 투자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LG화학은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LG화학은 “중국 내 급격한 생산설비 증가 등으로 전방산업의 시황이 계획 악화됐다”며 “LCD 생산량 감소 등 사업이 회복세로 전환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돼 유리기판 사업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LG화학은 시설투자(CAPEX)로 6조원의 비용을 집행할 계획을 세웠다. 

신 부회장은 올해 포트폴리오와 연계해 성과 중심의 R&D 혁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배터리 소재와 자동차소재 분야 중심으로 미래 과제 개발에 더욱 집중하고, 육성사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기술을 굳건히 다져가야 한다”면서 “빅데이터, AI 등을 적극 활용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더욱 활성화해 R&D 인력들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키고 R&D 효율성을 보다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액을 전년대비 23% 늘어난 35조원으로 세웠다. LG화학은 자동차 전지 사업에서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과연 올해는 반등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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