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후베이성 체류 또는 방문 외국인에 대한 일시 입국제한 조치를 결정했다. 중국인 입국금지 청원에 대해 신중하던 청와대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더욱 심각해짐에 따라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나아가 정부여당은 조만간 당정협의를 통해 입국제한 지역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후베이성 체류 또는 방문 외국인에 대한 일시 입국 제한과 제주 무사증 입국 잠정 중단 등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며 “후베이성을 방문하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국민의 자가격리 조치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유지되도록 적극적인 협력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는 4일 0시부터 시행된다. 항공권 발권과 입국, 입국 후 3단계에 걸쳐 제한이 들어가며, 특히 입국자들은 건강상태 질문서나 진술을 허위로 할 경우 강제퇴거와 입국금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입국제한 조치에 대한 중국의 반감을 감안한 듯 조심스런 메시지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중국은 우리의 최대 인적 교류국이면서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으로 연결된다”며 “서로 힘을 모아 지금의 비상상황을 함께 극복해야 하고, 이웃국가로서 할 수 있는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창궐로 인적피해는 물론이고 산업계까지 악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다. 일례로 중국 당국의 춘절 휴무연장 등의 조치로 중국 현지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 부품수급에 문제가 생겼다. 이 여파로 쌍용자동차는 4일부터 12일까지 휴업에 들어가며, 현대기아차도 공장가동이 중단될 위기다. 관광객 급감으로 관광과 유통업계 역시 비상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확실히 차단하기 위해 민주당은 추가 입국제한을 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후베이성 외에 중국 5개 성을 경유한 외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는 방안이다. 이와 관련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런 종류의 일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며 “가능한 이른 시기 고위 당정협의를 갖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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