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이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당부의 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당부의 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신임 검사들에게 검찰의 상명하복 문화에서 탈피해줄 것을 당부했다. ‘검사동일체’ 원칙을 강조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말로 해석됐다. 검찰인사와 청와대 전현직 관계자 기소 등으로 대립했던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냉랭한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검사동일체 원칙은 15년 전 법전에서 사라졌지만, 검찰조직 내에는 아직도 상명하복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그것을 박차고 나가서 각자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충만한 보석 같은 존재가 돼 달라”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 전현직 관계자들을 기소한 검찰의 수사 및 기소 행태에 대한 비판도 덧붙였다. 추 장관은 “최근 검찰 사건처리절차의 의사결정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며 “이로 인해서 국민들께 불안감을 드린 것을 법무부 장관으로서 안타깝게 여긴다”고 했다. 같은 자리에 참석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도 ‘절제하는 수사’를 강조하는 등 추 장관과 비슷한 취지의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최근 ‘검사동일체’ 원칙을 언급했던 윤 총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윤 총장은 지난달 31일 상반기 검사 전출식에서 “검사는 검사동일체 원칙에 입각해 운영되는 조직”이라며 “책상을 바꾼 것에 불과하고 본질적인 책무는 바뀌는 게 없다”고 했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검찰조직의 중심은 ‘검찰총장’이며 인사 등 권력의 외압에 굴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함의돼 있어 당시 법무부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었다.

신임검사 임관식과 같은 날 열린 대검 상반기 검사 전입식에서도 윤 총장은 비슷한 취지의 말을 남겼다. 윤 총장은 “검찰의 업무라는 것이 일이 많아서도 힘들지만,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면서 법과 원칙을 지켜나가는 힘의 원천은 검찰 조직 내부의 원활한 소통과 즐거운 직장 분위기”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