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확산 속에 국내 자동차공장들이 줄줄이 가동 중단에 돌입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확산 속에 국내 자동차공장들이 줄줄이 가동 중단에 돌입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 또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에서의 부품 공급이 막히면서 자동차 생산공장이 줄줄이 멈춰서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4일 노사 실무협의를 통해 오는 7일부터 모든 생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미 울산 5공장의 제네시스 생산라인은 지난 3일 부품 재고 소진으로 멈춰섰고, 투싼·넥쏘 생산라인은 4일 오후부터 공식적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나머지 공장들도 오는 7일까지 순차적으로 가동중단에 돌입한다.

현대차 공장이 멈춰서는 이유는 중국에서 수급해온 부품 ‘와이어링 하니스’의 공급이 막혔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를 연장하면서, 현대차 협력업체들의 중국 공장 재가동 역시 차질을 빚으면서 벌어진 사태다.

현대차가 보수작업이나 노사갈등 등 내부적 요인이 아닌 외부적 요인으로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일 정도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발생한 사례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차는 만도기계의 부품 납품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현대차 뿐 아니다. 쌍용자동차 역시 같은 부품이 떨어지면서 지난 4일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우선은 오는 12일까지 가동을 중단할 예정인데, 상황에 따라 더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오는 11일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 재고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2~3일의 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감산 조치에 돌입한 기아자동차도 가동 중단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며, 한국지엠 역시 사태 장기화시 공장 가동 중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제는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일 후베이성에서만 65명의 사망자가 추가 발생했고, 3,000명 이상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 전체로는 사망자가 500명에 육박하고 있고, 확진자는 2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연휴를 연장하는 등의 조치를 내릴 경우 국내 자동차공장의 재가동도 그만큼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다른 부품 공급처를 찾는 것이 쉽지 않고, 물류비용 등의 문제도 있어 일단은 중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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