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서울 종로 맞대결이 성사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서울 종로 맞대결이 성사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종로가 뜨거워지고 있다. 여야 대선주자급 인물들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는 지역구 중 하나여서다. 무엇보다 종로는 두 명의 역대 대통령을 배출한 정치 1번지인 만큼, 전국적인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이낙연 전 총리를 종로에 낙점하고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낙연 전 총리는 지난 4일 서울 종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 채비에 들어갔다. ‘막걸리 소통’ 등 누구보다 강점인 스킨십을 내세워 종로구민 표심잡기에 나설 예정이다. 

◇ 차기대권 1위 이낙연, 종로서도 훨훨

‘큰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도 굳건하다. 4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이 전 총리는 지난달 대비 0.5% 포인트 상승한 29.9%의 지지율을 얻어 1위를 유지했다. 2위를 기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17.7%)와의 격차는 12.2% 포인트로 오차범위를 훌쩍 넘어선다. 

지역 지지율에서도 일단 이 전 총리의 우세로 시작되는 분위기다. SBS 의뢰로 입소스주식회사가 실시해 지난 2일 발표한 서울 종로 국회의원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전 총리는 48.1%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에 반해 황 대표는 19.7%를 얻는데 그쳤다. 심지어 가상대결에서는 이 전 총리가 53.2%로 과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지율 49%와 51%의 차이는 엄청나다”며 “지지율이 별로 중요치 않다고 해도, 상대방 입장에서 받는 압박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의 대항마로 여겨졌던 황 대표는 종로 출마에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다. 5일 취재진과 만난 황 대표는 자신의 종로 출마 여부에 대해 “제 총선 행보는 제 판단, 제 스케쥴로 해야 한다”며 “오라면 가고, 인재발표를 하라고 해서 발표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황 대표의 행보에 따라 전국 선거판에 영향이 미치는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당초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는 황 대표의 종로출마 여부를 5일 확정지을 예정이었으나 논의가 길어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 대신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전희경 의원, 홍정욱 전 의원 등을 내세우는 방안도 조심스레 언급되고 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지난달 말 김 전 비대위원장에게 종로출마 의사를 타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 주저하는 황교안과 통합후보 자처한 이정현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4일 청와대 앞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할 것을 선언했다. /뉴시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4일 청와대 앞에서 4.15 총선 서울 종로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뉴시스

한국당이 좀처럼 대항마를 세우지 못한 가운데,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종로 출마를 선언하며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4일 청와대 앞에서 출마선언을 한 이 의원은 “이제 문재인 정권을 끝내야 한다. 모두가 두려워 망설일 때 누군가는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저의 종로 출마를 시작으로 문재인 정권을 끝장내는데 뜻을 같이하는 모든 정당과 정파들이 하나로 뭉치자”고 제안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보수진영 ‘통합신당’ 창당과 맞물려 후보 단일화 혹은 선거연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 의원도 “지긋지긋한 이 집권세력들을 끝장내는 데 공감하는 모든 정파와 세력들이 함께 뜻을 모아 논의해야 한다”면서 “누가 됐든 정권을 끝장내는 데 동의하는 사람들의 대표주자를 낼 수 있는 토의와 과정이 후보등록 마지막 날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며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놨다. 보수통합과 선거연대 흐름이 이어질 경우, 황 대표가 대승적 차원에서 종로 아닌 다른 지역을 선택할 명분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의원의 선거 경쟁력 자체도 만만치 않다. 이 전 총리와 비견될 정도로 능한 스킨십을 바탕으로 지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지상전의 강자로 통한다. 지난 2014년 재보선 당시 새누리당의 깃발을 들고 24년 만에 전남 순천·곡성 지역에서 승리했으며, 고향인 곡성이 선거구 재획정으로 제외된 20대 총선 때 전남 순천에서도 수성에 성공한 바 있다. 2016년 8월 치러진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는 이주영 의원과 주호영 의원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당대표에 오르기도 했다.

이 의원은 “호남에서 두번 당선된 건 진심이었다. 알아주든 아니든 제 선거전략은 진심”이라며 “국민을 위한다는 말을 '시혜하듯' 쓰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 서번트 리더십으로 지방에서 통한 진심이 종로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31일 진행됐다. 유무선 ARS 및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전국 성인남녀 2,511명이 최종 응답을 마쳤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 포인트, 응답률은 4.9%다. 입소스의 여론조사는 SBS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30일 진행됐다. 유무선 전화조사 방식으로 조사해 종로구 거주 유권자 500명이 응답을 완료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은 17.1%다. 보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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