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그야말로 마스크 대란이다. 뉴스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인 마스크에 관한 얘기를 쏟아내고 있고, 거리에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찾기 보기 힘든 정도다. 얼추 열에 여덟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까지 마스크가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나 싶다. 적어도 기자의 기억이 또렷하게 남아있는 1990년대 이후에 지금과 같이 마스크가 상한가를 달렸던 적은 없었던 거 같다. 근 10년 사이에 우리나라도 마스크와 서서히 친해지게 됐는데, 여기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바로 미세먼지와 아이돌이다.

마스크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데 미세먼지가 큰 공헌을 했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거다.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게 되면서 ‘KF 몇 이상은 돼야한다’는 식의 마스크 담론이 형성됐다. 아이돌 그룹도 마스크 문화가 국내에 정착되는 데 일조했다. 마스크가 공항패션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면서 10대 사이에서 패션템으로 자리 잡았다. 마스크가 보건에 패션 기능까지 갖추게 된 셈이다.

‘마스크 선진국’인 이웃나라 일본은 오래 전부터 마스크가 생필품으로 자리 잡았다. 실외에서는 물론 사무실 같은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일본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한다. ‘화분증(꽃가루 알레르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라는 꽤나 그럴듯한 이유에서부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습성 때문’이라는 문화적 요인이 근거로 제시되기도 한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이전까지 잔존하던 마스크에 대한 거부감이 우리나라에서도 완전히 사라질 거 같다. 수년 전부터 마스크를 애용해 온 기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불러온 의도치 않은 순기능이라고 본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는 경향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유별나다’고 바라보는 시선이 종말을 고할 것으로 기대한다. 비록 일본과 달리 달갑지 않은 존재가 발단이 됐기는 하지만 말이다.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하루 빨리 매듭 되기를 바라는 건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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