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회의실에서 열린 제200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회의실에서 열린 제200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총선을 앞두고 과거 국민의당의 유산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의 합당 기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합당에 긍정적이던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 달리 ‘선쇄신’ 입장을 견지해왔던 바른미래당이 ‘선통합’으로 태세를 전환하면서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세대와 정치적 연합을 1차 과제로 생각하고 미래세대가 조직적으로 당에 합류한 이후 기존 정당과 통합을 추진하려고 했다”며 “그러나 정치적 상황이 급변하면서 기존 정당과의 통합이 급선무가 됐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박주선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통합추진위원회’ 설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3당 통합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손 대표는 통합신당 창당 목표 시한을 “늦어도 12일 이내”로 제시했다. 14일 지급되는 1분기 국고보조금을 원내 교섭단체 상태에서 지급받으려면 적어도 13일까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창당을 알려야 한다는 계산이다.

바른미래당은 최근 의원들의 탈당으로 교섭단체가 붕괴됐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교섭단체 정당에는 정당보조금 총액의 50%를 우선 배분, 5석 이상 19석 미만 정당에는 5%를 배분한다. 교섭단체 여부에 따라 보조금이 대폭 삭감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현재 17석이나, 창당을 앞둔 안철수신당(가칭)에 합류할 안철수계 7석을 감안하면 향후 10석 안팎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 해도 대안신당(7석)·민주평화당(4석)과 합당하면 20석을 넘겨 교섭단체 지위는 회복할 수 있다.

따라서 바른미래당이 합당에 적극 나서기로 하면서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의 움직임도 바빠지는 분위기다. 이들은 손 대표의 합당 의지 표명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손 대표가 제3지대 통합을 위한 큰 결단을 내려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대안신당은 오늘, 내일이라도 3당 통합선언에 나서겠다. 다음주까지 3당 통합선언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3당 합당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각 당 일각에서는 3당 지도부의 기득권 포기가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천정배 대안신당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통합은 우선 기존 당의 지도부, 특히 당대표의 기득권 포기가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통합하려는 세력에 그런 최소한의 원칙은 적용돼야 통합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천 의원은 “아직 본격적이고 진지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진 않다”며 “각자 의견이 완전히 일치돼야 제대로 된 통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손 대표의 경우 앞서 5일 “제3지대 정당 통합과 새로운 미래세대와의 통합이 끝나면, 그 뒤에는 평당원으로서 실용적 중도개혁 정치의 발전을 위해 저를 바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향후 (신당의) 리더십을 어떤 식으로 변화시켜야 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며 “자연스럽게 총선대비체제로 가겠지만 선거조직과 통합조직의 리더십을 어떻게 만드는가 하는 점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한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통화에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합당 논의를) 시작해야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며 “시간이 촉박한 것은 모두 인식하고 있으니 서로 조금씩 양보해 좋은 결과를 도출해내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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