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시대전환 공동대표가 창당선포식에서 시대전환의 비전을 밝히고 있다. /시대전환 측 제공
조정훈 시대전환 공동대표가 창당선포식에서 시대전환의 비전을 밝히고 있다. /시대전환 측 제공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생활진보플랫폼을 표방하는 ‘시대전환 네트워크’가 창당을 선언하고 오는 4.15총선에 도전한다. 지난달 22일 창당선포식을 가졌으며, 창당을 위한 당원 5,000명 모집을 진행 중이다. 나아가 뜻을 같이하는 신생 정당들과의 연대를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정치권과 완전히 단절된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실제 시대전환의 지도부를 담당하고 있는 조정훈 공동대표, 이원재 공동대표 등은 기존 정치권과 인연이 전혀 없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기조발제를 맡는 등 공개적인 지지를 보냈지만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조정훈 공동대표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시대전환의 취지를 담아 축사를 부탁드렸고, 김 전 비대위원장이 검토한 뒤 수락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 ‘구정치 판갈이’ 통한 대전환 추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청년세력과의 통합”을 언급하며 ‘시대전환’이 그 대상으로 떠올랐으나, 기존 정치권과의 연대는 거부하는 입장이다. 시대전환은 “이번 총선의 절대 목표를 구정치 판갈이로 규정한다”며 “정치와 공직을 사유화하는 봉건주의적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구습과 정치꾼들을 솎아내고 미래와 시민에 권력을 돌려주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중배 사무처장은 7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기성정치권에 있다고 하더라도 구정치 판갈이라는 대의에 동참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기득권을 내려놓고 함께할 수 있다면 연대할 수 있다”면서도 “솔직히 현 정당들의 행태를 보면 답답하고 좌절감이 든다. 지도부 나누기와 같은 기성정치권에 갇히는 연대는 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시대전환의 방향은 ‘생활진보플랫폼’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들이 삶 속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정치세력이다. 4차 산업혁명, 저출산 고령화, 남북관계 변화 등 대전환의 시기에 맞춰 시민의 생각을 모아 정책을 만들고 시민참여를 보장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기성정당이나 정치인들도 고민하는 아젠다임은 분명하지만, 정파성에 갇혀 추진되지 못했던 과거가 적지 않다. 이념과 정파에 자유로운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30~40대 젊은 층이 주축이 돼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도부를 비롯한 대부분의 당원들이 30~40대로, 자신들의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사회변혁의 필요성에 공감했던 평범한 대한민국 사람들이 모였다. 조 공동대표와 이 공동대표, 김중배 사무처장과 4명의 대변인 모두 40대 이하다. 

◇ 대한민국 ‘일반인’들의 정치세력화

한국갤럽이 7일 발표한 정당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무당층이 31%로 높게 나타난다. /데이터=한국갤럽
한국갤럽이 7일 발표한 정당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무당층이 31%로 높게 나타난다. /데이터=한국갤럽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은 우리사회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크고 작은 활동들을 이어왔다. 월드뱅크에 근무하며 몽골 등의 발전상을 목격한 조 공동대표는 ‘한반도 단번도약 포럼’을 통해 새로운 남북관계 발전방향을 제시했으며, 이 공동대표는 LAB2050을 통해 기본소득 도입의 필요성을 알려왔다. 시대전환에 참여하진 않지만 측면에서 지원을 약속한 양동수 더함 대표는 사회주택과 뉴스테이를 결합한 ‘위스테이’ 모델로 주거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해왔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이 어느 때보다 많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특히 20대와 선거연령 하향으로 새롭게 유권자가 된 10대 후반의 경우 이념에서 자유로워 표심 얻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7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이 31%로, 1위를 차지한 민주당 지지율(36%)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물론 신생정당으로서 현실적인 한계는 분명하다. 선거에 있어 필수적인 자금, 조직 측면에서 열악한 것이 사실이며, 과거 안철수와 같은 간판으로 내세울 인지도 있는 인물도 부재하다. 선거 때마다 제3세력의 출현을 바라는 민심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끌어안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사무처장은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대담하고 용기 있게 말씀드려가는 게 1차적”이라며 “명망가 집단이 주도하면서 정당의 일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등한시했던 가짜정당과 달리, 같이 안에서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그런 가치들을 국민께 알려나가면 가짜들과 다르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면 김종인 이사장과 윤여준 교수를 멘토로 모셨던 것처럼 과감하게 저희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원로들을 더 만나볼 생각”이라며 “참여를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지지해줄 분들을 광범위하게 찾고 있다. 그런 방식을 통해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됐다. 유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이 최종응답을 마쳤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응답률은 16%다. 보다 자세한 선거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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