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레전드 주디 갈랜드의 마지막 무대를 조명한 영화 ‘주디’(감독 루퍼트 굴드). /퍼스트런
할리우드 레전드 주디 갈랜드의 마지막 무대를 조명한 영화 ‘주디’(감독 루퍼트 굴드). /퍼스트런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원한 도로시이자 할리우드 레전드 주디 갈랜드의 뜨겁고 화려했던 마지막 무대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해외 호평과 더불어 화려한 수상 행보로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모으고 있는 영화 ‘주디’(감독 루퍼트 굴드)다.

‘주디’는 1930년대 ‘오즈의 마법사’(1939)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아역 스타 주디 갈랜드의 삶과 그녀의 생애 끝자락인 1969년 런던에서의 마지막 무대를 조명한 작품이다. 배우 르네 젤위거가 주디 갈랜드로 분했고, 루퍼트 굴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주디 갈랜드는 ‘오즈의 마법사’의 히로인 도로시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해당 작품에서 지금도 명곡으로 꼽히는 ‘오버 더 레인보우’를 직접 불러 제1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역상을 수상했다. 성인 연기자로 변신한 주디 갈랜드는 ‘스타 탄생’(1954)로 제12회 골든 글로브 뮤지컬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후 1961년 미국 뉴욕의 카네기 홀 공연 실황을 담은 ‘주디 앳 카네기 홀’을 발표해 제4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상과 최우수 여자 보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디 갈랜드는 40년이 넘는 경력 동안 무대와 스크린을 빛내며 할리우드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주디’에서 주디 갈랜드로 완전히 분한 르네 젤위거 스틸컷. /퍼스트런
‘주디’에서 주디 갈랜드로 완전히 분한 르네 젤위거 스틸컷. /퍼스트런

영화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들을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는 보통 전기 영화 구조와 달리, 특정 순간만을 깊이 있게 다뤄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다. 화려하지만 혹독했던 어린 시절과 황금기를 지나 건재함을 증명하기 위해 택한 런던 콘서트까지 주디 갈랜드 경력의 시작과 끝을 담아내 전기 영화 특유의 지루함을 덜어내고, 몰입도를 높인다.

대중이 알고 있는 ‘스타’ 주디 갈랜드가 아닌 ‘인간’ 주디 갈랜드의 모습을 재조명해 감동을 전한다.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지만, 순탄치 않았던 그녀의 삶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주디 갈랜드의 모습이 뭉클하다. 사망 전 마지막 순간까지 무대 위에 섰던 그의 진심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겨 가슴을 뜨겁게 울린다.

명곡의 향연도 ‘주디’의 관람포인트다. /퍼스트런
명곡의 향연도 ‘주디’의 관람포인트다. /퍼스트런

화려한 퍼포먼스와 명곡의 향연도 감동을 배가시킨다. 시대를 초월한 히트곡 ‘오버 더 레인보우’부터 ‘트롤리송’ ‘비 마이 셀프’ ‘헤브 유어셀프 어 메리 리틀 크리스마스’ 등 세기의 명곡들이 흘러나와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든다. 특히 주디 갈랜드와 그의 마지막 콘서트 객석을 지킨 관객들이 함께 ‘오버 더 레인보우’를 부르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명장면이다.

르네 젤위거는 폭발적인 열연으로 극을 이끈다. 많은 이들의 기억 속 주디 갈랜드를 스크린에 완벽 부활시켰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외적 변신뿐 아니라 마음을 흔드는 감정 연기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영화 속 모든 노래를 라이브로 소화한 점도 눈길을 끈다. 르네 젤위거의 눈부신 열연은 ‘주디’를 더욱 빛나게 한다. 러닝타임 118분, 오는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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