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 무난한 성적표 예상… 엔씨, ‘어닝서프라이즈’ 기록할까
판이하게 엇갈린 중견사… 해외시장 노린 게임사들 악재 이어질 듯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를 마무리하고 국내 게임사드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중국 외자 판호 발급 가능성 등으로 밝은 전망이 나왔지만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를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2019 지스타'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들의 모습. /뉴시스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를 마무리하고 국내 게임사들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중국 외자 판호 발급 가능성 등으로 밝은 전망이 나왔지만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를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2019 지스타'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들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지난해 초부터 다사다난했던 국내 게임사들의 4분기 실적이 공개되고 있다. 가장 큰 이슈였던 중국 외자 판호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지만 국내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던 만큼 이들이 받아들 2019년도 성적표와 올해의 전망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국내 대형게임사 3N으로 불리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가파른 상승세, 넷마블은 다소 좁은 폭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중 엔씨는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어닝 서프라이즈’가 전망되는 곳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의 일매출이 40~50억원으로 추정되고 기존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증가한 1,800억원대, 매출은 약 40% 증가한 5,300억원대로 전망된다. 리니지2M이 기존 리니지M을 단기간에 앞지른 만큼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1년이 넘도록 신작이 없었고 이에 따른 부진한 실적들을 상쇄시키고 나면 2019년 실적은 2018년 실적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의 실적 상승세도 기대된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 ‘V4’가 지난해 상반기 하락세를 상쇄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메이플스토리, 피파온라인4 등 기존 인기게임들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100% 증가한 약 656~897억원, 매출은 약 10~40% 감소한 약 4,530~4,869억원으로 추정된다. 2019년 실적은 지난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분석된다.

넷마블의 실적은 전분기 대비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일곱 개의 대죄:그랜드크로스’,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등 기존의 모바일 게임의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로 엔씨, 넥슨의 상승세에 어느정도 방어했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웅진코웨이 인수합병(M&A) 이슈로 출시를 미뤄진 ‘A3:스틸얼라이브’ 등 신작들의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지난 3분기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넷마블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0% 늘어난 600억원대, 매출은 약 20% 늘어난 6,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넷마블 또한 넥슨, 엔씨와 마찬가지로 2018년 실적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견게임사들의 실적은 첨예하게 엇갈리는 모양새다. 펄어비스는 자사의 대표 모바일 게임 ‘검은사막 모바일’의 부진으로 당초 예상치보다 밑도는 실적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가는 펄어비스의 4분기 영업이익을 당초보다 약 19% 낮춘 1,770억원, 매출은 약 12% 낮춘 5,6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컴투스는 자사의 대표 지식재산권(IP) ‘서머너즈워’의 패키지 매출과 프로야구 시즌 특성이 반영돼 양호한 4분기 실적을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 증가한 336억원, 매출은 약 8% 증가한 1,254억원으로 전망된다.

위메이드는 로얄티 수익이 크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싱가포르 ICC 중재법원을 통해 83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재판에서 승소했고 웹게임 ‘전기패업’에 대한 손해배상액 등이 반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위메이드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90% 증가한 4억원대, 매출은 약 8% 감소한 29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게임사들이 지난해 국내외 이슈로 적잖은 속앓이를 했지만 올해 전망도 낙관적이지 못하다. 업계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렸던 게임사들의 상황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게임사들이 진출을 노렸던 글로벌 마켓은 단연 중국이다. 지난해 말 한중 양국 정상회담에서 외자 판호 발급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있었고 올해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이 이뤄지면 중국 진출은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에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시 주석의 상반기 중 방한도 사실상 물건너 갔다. 중국을 향한 차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자국에서도 빠르게 번지는 체제 불신 등을 수습하는데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 주석의 방한 소식에도 외자 판호 발급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대만으로 우회한 게임사들의 속앓이도 더욱 심해질 모양새다.

당초 지난 6일로 예정됐던 ‘2020 타이베이 게임쇼(TG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개최가 연기됐기 때문이다. 이번 TGS를 통해 중화권뿐만 아니라 북미‧유럽 등 다른 해외 게임 시장까지 접점을 확대할 전략을 세웠던 게임사들에게 아쉬운 상황이다.

더군다나 이번 사태가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어 글로벌 시장 진출 자체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 시장이 중화권 시장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거듭 확인됐던 만큼 이번 사태는 상당히 아쉽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하루빨리 수습되고 올해 하반기부터라도 물꼬가 트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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